들어가며
23년 12월 31일, 제가 게임 제작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이 조금 넘은 시기에 <시럽시럽 메이플시럽>이라는 첫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2023년에 진행한 '재밌넥'이라는 넥슨 게임잼에서 제작한 게임인데요. 게임잼 이후, 팀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조금씩 작업해서 출시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한 달이면 출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각자 현생을 살면서 하다 보니 어느새 23년의 마지막 날에 출시하게 됐네요.
그래도, '23년은 넘기지 말자!'라고 했던 게 지켜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사실 그마저도 심의 기간을 고려하지 못해서 24년 1월 19일에 상점에 오픈되긴 했지만요.. 😅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지만, 여는 글은 이쯤하고 어떤 게임인지 같이 한 번 살펴보죠.
게임 소개
제목 | 시럽시럽 메이플시럽 |
장르 | 리듬 타이쿤 |
플랫폼 | Microsoft Windows |
ESD | STOVE Store |
가격 | 무료 |
심의 등급 | 전체이용가 |
플레이 타임 | 15분 내외 |
출시일 | 2023년 12월 31일 |
『시럽시럽 메이플 시럽』은 2023 넥슨 게임잼에서 개발된 게임으로, 용에게 강제 채용당한 드워프가 리듬에 맞춰 메이플 시럽을 납품하는 게임입니다.
기껏 채용해놓고 재미가 없다며 춤까지 추라는 용, ..일단 무서우니 리듬에 맞춰 메이플 시럽을 만들어봅시다!
플레이 방법
첫 번째, 리듬에 맞춰 이동합니다.
두 번째, 씨앗 상자로 이동해 씨앗을 꺼내고 밭에 심어 재료를 얻습니다.
세 번째, 나무에서 얻은 재료를 가마솥에 끓여 시럽을 만들고 노란색 납품 상자에 넣습니다.
네 번째, 중간중간 방해하러 오는 몬스터들을 막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플레이 타임은 최대 15분 내외입니다 😊
게임 트레일러
후기 및 자가 피드백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팀원 분들이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출시까지 갈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필요한 것만 정리해서 드리면 더 좋은 방안을 제시해주시기도 하고, 언제나 제가 기대하던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주셔서 즐거웠어요.
아마 팀원분들이 보기는 힘들겠지만 혹시라도 보고 계시다면 후기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덕분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럼 마지막으로 빠르게 자가 피드백을 하고 마무리 짓도록 하죠.
이번 피드백에서는 재미 부분에 대해서 말해볼게요. 솔직하게, 제가 만든 게임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재미있었어요. 아직 중후반 라운드에서 비트가 일부 안 맞다던가, 몬스터가 변수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문제 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비트가 빨라지는 후반부 스테이지에서는 제가 의도하던 재미가 기대 이상으로 나온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제가 재미에 대해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하면 집요함과 무언가를 분석하고 재조합할 수 있다는 점뿐이라, 이걸 바탕으로 재미에 대한 은총알을 찾기만 했지 무언가를 확인하지는 못했었어요. 그래서 더 불안감을 느꼈고요.
그런데, 이번에 실제로 재미가 있다는 걸, 나도 재미있는 걸 만들 수 있다는 걸 확인하니까 솔직히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아, 그래도 내가 재능이 아예 없는 건 아니구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기획을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게 순전히 제 감각에 의한건지, 아니면 그동안 쌓아왔던 재미에 대한 관념이 녹아들어 재미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중요한 건 결국 재미있었다는 사실이겠죠. 우리는 게임이라는 환상에서 좋은 경험이라는 실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니까요.
.. 자가 피드백을 하라니까 자화자찬을 하고 있네요 ㅋㅋㅋ. 그만큼 기뻤다는 겁니다.
그래도 좋은 점만 말할 수는 없으니 빠르게 고칠 점을 피드백해볼게요.
- 중후반 스테이지 리듬을 직접 찍어보며 간격을 계산해 BPM을 조정하자.
리듬 판정은 유저에게 후해질거면 후해져야지, 유저가 납득하지 못할 정도로 맞지 않는다면, 결국 불쾌감만을 줄 뿐이다. 물론 이 또한 갈증이 되어 후반부의 판정에 대한 쾌감으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이걸 이유로 불쾌감에 불합리함을 느끼고 게임에서 이탈하는 유저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 변수 요소로써 아이템을 추가하자.
몬스터의 기획 의도는 유저가 찾아오게 만듦으로써 제작 루트의 변동을 주고, 루트가 획일화되지 않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몬스터를 무시하고 게임을 진행할 경우,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런 경우, 의도도 무시되고 몬스터에 의한 불쾌감만이 남아있게 되어 게임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방법은 2가지다. 리듬 시스템에 호응할 수 있게 몬스터를 처치할 때마다 시럽 납품 시 회복되는 인내심을 높이는 등의 콤보 및 어드밴티지 시스템을 넣거나, 유저를 유도할 수 있는 요소를 랜덤하게 맵에 스폰하여 동선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시간날 때 한 번 수정하거나, 따로 정리해서 수정 요청을 드리도록 해야겠다. - 게임의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게 시스템을 조정하자.
'<시럽시럽 메이플시럽>이 유저에게 어떤 게임으로 인식될 것인가?'를 고려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획 초반에 내가 의도했던 건 짧게 즐길 수 있는 킬링 타임용 게임이었는데, 직접 플레이를 해보니 손 풀기용 게임으로써 포지셔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League of Legends>의 프로 방송을 보면 게임의 대기열 동안 손 풀기용 게임을 하는 걸 종종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 게임이 이러한 포지션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반부 느린 리듬의 템포를 라운드가 지남에 따라 천천히 끌어올리는 게 아닌, 유저의 컨트롤 성패에 따라 다음 라운드의 템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조정하여 초반부의 지루함을 낮추고, 재미있는 타이밍을 늘리며, 유저의 도전 의식을 증진시키는, 그리고 나아가 손 풀기용 게임으로써 자리 잡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솔직히 프로젝트가 종료된 시점에서 말을 꺼내기가 어렵긴 한데 기회가 되면 한 번 물어보도록 해야겠다.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게임에 대한 자가 피드백입니다. 음.. 상황 좀 보고 정리해서 팀원분들께 한 번 여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아무튼 처음으로 게임을 출시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관심 있으시다면 STOVE Store에서 다운받아서 플레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추천해 주시면 더욱 좋구요 😊😊
https://store-client.onstove.com/ko/games/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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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는 여기까지 하고 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항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