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본 글은 21년 11월에 참여했던 지스타 컨퍼런스 후기 글이며, [일상/컨퍼런스] - 지스타 2021 GCONxIGC 후기 (상) 편에 이은 작성된 (하) 편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이전 글은 깃허브 블로그에 22년 4월 3일 작성한 글로 기억하는데, 장장 7개월 만에 2022 지스타 컨퍼런스를 하루 앞두고 작성하게 됐다. 당시 (상)편도 컨퍼런스 이후 5개월 만에 작성했는데, (하) 편은 1년이 지나서야 작성하다니.. 내가 봐도 무친 게으름..
글을 작성할 때 컨퍼런스 당시 기록했던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할 예정이라 불완전한 문서와 기억에 의해 작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정도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짧고 간략하게, 때로는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만 정리한다는 점 양해 바란다. 큰일 났다! 문서는 빈약하고, 기억은 사라졌다! 미리 미리 정리할 걸 ㅠㅠ
그럼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상)편에서 1일 차 내용을 다뤘으니, (하) 편에서는 2일 차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1일차]
- 블록체인, NFT의 게임 적용 (리얼체크 / 이기용 대표님)
- 인디 개발사의 '이터널 리턴'의 글로벌 도전 (님블뉴런 / 김남석 대표님)
-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디렉터까지 (시프트업 / 김형태 대표님)
- 팀플에서 창업까지, 인디게임 LAPIN 개발일지 (스튜디오 두달 / 이규원, 김민정 공동대표님)
- 더 안정적이고 빠른 게임서버 개발방법 (넷텐션 / 배현직 CTO님)
- 기업의 가치있는 데이터를 더욱 손쉽게 관리하는 '데이터 패브릭' (ORACLE / 김진호 상무님, 곽동우 부장님)
- 게임 종사자가 알아 두면 좋을 소통의 심리학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 이장주 소장님)
[2일차]
- 덕후 PD 커리어 리뷰 (넷게임즈 MX 스튜디오 / 김용하 PD님)
- 게이머의 현실감, 게이머 세상에 부합하는 OST 기획 (스튜디오 도마 / 양승혁 음악감독님)
- 메타버스가 가져올 일상과 산업의 변화 (SKT / 전진수 Metaverse CO장님)
- 차세대 엔진 개발 포스트모템 (펄어비스 / 고광현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님)
- 게임 기획자는 하루 종일 게임만 하나요? (넥슨코리아 / 방영훈 게임 디자이너님)
- '메탈릭 차일드' 완성 보고서 (스튜디오 HG / 한대훈 대표님)
- MMORPG 랭킹 서버 (컴투스 RAON 스튜디오 / 남지 TD님)
2일차
덕후 PD 커리어 리뷰 (넷게임즈 MX 스튜디오 / 김용하 PD님)
기대하는 바
막연하게 디렉터를 지망하는 나에게 프로듀서라는 직군은 '애매함'이라고 할 수 있다. 디렉터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는 것만 알고 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프로듀서가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 수 있기를 바란다.
PD로서의 실패 요인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
김용하 PD님께서는 강연 도중 신입 PD때부터 PD라는 직군을 맡으며 실패했던 일들을 언급했고, 실패 요인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소개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실패 요인
- 신입 PD로서 혁신적인 것을 추구하느라 기본에 집중하지 못했다.
- 기획적인 부분보다 기술적인 목표를 우선했다.
- 동료를 제 때 구하지 못했다.
- 개발 일정 관리 역량이 부족했다.
- 경영진이 바뀌고, 프로젝트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는데 대응하지 못하고 개발만 했다.
교훈
- 기술 목표에 욕심내지 말자.
- 조직 관리는 혼자 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자.
- 프로젝트 개발 외적인 요소도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자.
- 경영진과 공감대 얻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접힐 수 있기에 경영진과 관점을 맞추고 어필할 필요가 있다. (회사 비전에 맞는 프로젝트인가, 개발 완수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적절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BM인가,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
- 무작정 프로젝트를 맡겠다고 하지 말고 가능성을 보고 맡자. (연사님의 경우 R&D를 통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제안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PD가 하는 일
다음으로는 PD가 하는 일에 대해 소개를 해주셨다. 크게 4가지로 정리되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게임의 큰 그림을 구상하고 제안한다.
PD는 게임의 컨셉을 구체화하고, 개발 비용을 추산하며, 개발 달성 방법을 제안하는 등 게임의 큰 그림을 구상하고 제안하는 일을 한다. 이런 일들은 보통 프로젝트 시작점에 해당하지만, 중간에 개발 방침이 변경되거나 새로 PD가 되는 경우 새 방향성을 제안하기도 한다고 말씀하셨다. - 컨셉을 구체화하여 전달한다.
차별화 포인트, 혹은 edge나 feature라고 불리는 것을 정의하며, 사람들이 왜 이 게임을 할 것인지 생각한다. 그리고 깔끔한 전달을 위해 핵심을 간결하게 한 두 문장(log line)으로 줄이거나, 그림이나 사진 한 두장으로 설명할 수 있게 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
예) '지금까지 이런 수사는 없었다.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 근무' : 영화 '극한 직업'의 로그 라인
경영진을 초면에 설득하기는 굉장히 힘들기에 경영진과의 사전 교감이 선행되어야 하며, 사업 '선례'를 제시하는 편이 수월하다.
예) '리니지 2에서 스킨을 SF로 바꾼 게임입니다.', '코어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은 OO 게임을 캐주얼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등 - 개발 비용을 추산한다.
간단하게 '인원 x 기간'으로 추산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비용은 항상 예산보다 크기에 비용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초반에 조심한다고 인력에 투자하는 비용을 적게 설정하면 고생하고, 그렇다고 좋은 인력을 위해 비용을 높여 부르면 그 자체로 리스크가 된다. 따라서 제안서를 작성할 때 균형을 잘 맞출 필요가 있다. - 개발 달성 방법을 어필한다.
마일스톤 계획(투입된 비용의 산출물을 볼 수 있는 각 단계)을 통해 보여주는 기간별 산출물은 경영진과의 약속이다. 달성하지 못하면 점수가 계속 깎이니 주기적으로 PT를 통해 어필을 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프로듀서라는 직군을 떠나 제안서는 가능한 명확해야 하며, 개발을 하면 할수록 더욱 명확해져야 한다고 언급하셨다. 또한 주요 요소를 디렉팅 하는 직군이기에 동료를 적시에 충원하고, 게임 요소를 감독하여, 약속한 마일스톤 결과를 도출하는 거서이라고 소개하셨다. 이에 대해 연사님의 이전 발표 '게임 PD가 되어 보니'를 참고해 달라고 하셨다.
결론적으로 PD가 하는 일을 한 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고 한다.
게임의 큰 그림을 구상하고 제안하며, 개발 과정을 감독하여 게임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사람
블루 아카이브 개발 사례
마지막으로는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 사례를 소개하셨다. 블루 아카이브는 대표님 지령으로 task force(임시 팀 구성)를 진행하고, 이전 사례를 분석하며 트렌드를 조사한 뒤, 사물 모에화를 고민하다가 차별성을 위해 신규 IP에 도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통일감 있는 비주얼 컨셉과 스토리를 포함한 게임 전체의 컨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고민 끝에 현대~근 미래의 미소녀 분대가 원거리 위주의 전투를 진행하자고 결정했다고 말씀하셨다.
추가로, 근거리 전투 비중이 높아지면 액션 게임에 가까워지며 캐릭터당 제작 코스트가 높아져 양산에 불리하기에 원거리 위주의 전투를 선택했다고 하셨고, 전투 양상을 잘 파악하기 위해 시인성을 높이는 계획을 하는 등의 개발 준비 과정에서 했던 생각들을 공유해 주셨다.
질의 응답
Q. 일본 시장에 먼저 출시한다는 건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처음부터 일본을 타겟으로 고려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결정을 하게 되었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A. 대표님이 일본을 타겟으로 제작하자고 말씀하셨고, 이전에 한국에서 해외로 간 사례가 성공적이지 않았기에 서브 컬쳐의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 먼저 출시하고 한국에 들여오자고 생각했다.
Q. 피규어를 만드는 사람이다. 2차 판권 가이드라인에 대해 알고 싶다.
A. 우선 상업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넥슨과 계약이 되어 있는데 넥슨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까 싶다.
Q. 석사 과정 연구생이다. 일반인들에게 서브 컬쳐 관련 연구를 어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학계와 현업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어느 정도 학계에 맞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나왔던 논문을 예로 들어 어필을 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Q. PD님께서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은 IP가 있는가?
A. 소망하는 콜라보레이션과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콜라보레이션은 조금 다르다. 개인적으로 어떤 걸 하고 싶다기보다는 본 게임과 컨셉이 잘 맞는지, 서로의 IP에 도움이 될지, 타이밍이 맞는지를 고려하여 선택할 것 같다.
Q. 미디어 믹스를 확장하거나, 애니화를 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A. 하고 싶긴 한데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에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Q. 요즘은 메타버스가 각광받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버추얼 유튜버에게 광고를 맡겼던 데 앞으로도 버추얼 인플로언서들과 협력을 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A. 버추얼 유튜버를 보는 사람과 타겟 유저 사이에 접점이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진행을 한 것 같다. 예정된 것들도 많으니 기대 바란다.
게이머의 현실감, 게이머 세상에 부합하는 OST 기획 (스튜디오 도마 / 양승혁 음악감독님)
기대하는 바
개발과 아트에 대해서는 사소하게라도 경험이 있기에 어떻게 협업해야 할지 대략 감이 오지만, 사운드는 나에게 있어 미지의 영역, 그 자체이다. 따라서 이번 강연을 통해서 사운드 직군과 소통하는 방법과 어떻게 해야 사운드 직군이 편하게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배워가고 싶다. 추가로 가능하다면 사운드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방법과 좋은 사운드를 선택하는 안목을 얻고 싶다.
사운드는 게임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양승혁 감독님께서는 사운드가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개를 하며, 오디오와 사운드의 차이점, 음악을 제작할 때 아이디어를 다루는 방법, 컨텐츠 내의 청각적 요소를 비롯하여 오디오가 IP의 가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소개해주셨다. 추가로 사운드 직군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기로 했는데 이는 안타깝게도 시간 조절 문제로 생략되었다.
이것들은 따로 적기에는 기록해 둔 내용이 적어서 '사운드는 게임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라는 하나의 항목으로 묶어서 정리하고자 한다.
우선 사운드와 오디오의 차이이다. 양승혁 감독님께서는 작업을 하면서 일반적으로 사운드라는 묶음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사운드라는 단어 자체가 음향, 음악, 대사가 어우러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이후 음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소개해주셨는데,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과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분리해야 한다고 언급하셨고, 추가로 아이디어를 낼 때 창작 습관이 의도를 왜곡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컨텐츠에서의 청각을 정의하셨는데, 청각은 컨텐츠에 반복점을 만들고, 그 반복점이 유저의 몰입을 이끄는 방식으로 재미를 만든다고 언급하셨다. 또한 작업을 할 때 청각적인 트렌드를 고려하여 타겟을 설정하면 기획의 폭이 넓어지며, 메인 테마를 잘 설정하고, 그것을 변형하는 방식으로 다양성과 일관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추가로, 테마를 변형하기 위해 조정해 볼 만한 것으로 선율, 화성, 리듬, 리프적 음악, 음색, 믹스톤, 악기 등을 소개해주셨다.
이 외에도 '3 배수의 롤'이라는 것을 소개해주셨는데, 음악이 활용되는 맵에서 유저가 평균적으로 머무는 시간은 음악이 3번 반복되는 시간과 비슷한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꼭 하나의 곡 전체를 반복하지 않고 특정 파트만 3배 수로 반복하도록 구현해도 좋으며, 루프를 하되 곡 전체 중에 인트로에서만 나오는 부분을 만들어 새로움을 줘도 좋다고 말씀하셨다. 오디오를 통해 재미를 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니 많은 고민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메타버스가 가져올 일상과 산업의 변화 (SKT / 전진수 Metaverse CO장님)
기대하는 바
최근(21년 11월 기준) '김성회의 G식백과' 채널에서 메타버스 관련 영상들을 보며 메타버스에 대한 얕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혁신이라고 불리는 메타버스,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의 관점에서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알아가고 싶다.
강연 내용
메타버스에서는 창조와 설계가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며, 그 세계 속에서 경제 활동까지 이루어진다고 언급하셨다.
메타버스의 키워드로 hardware, compute, networking, virtual platforms, interchange tools & standards, payment services, content services & asset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메타버스가 부상하게 된 핵심적인 트리거들로 통신, 기술 진화, 비대면 확산, 고객 수용도 상승을 말씀해 주셨고, 로블록스와 오큘러스를 비롯한 메타버스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해주셨다. 어쩌면 지루해질 수도 있는 강연이라고 생각했는데 게임과 연관 지어 다양한 사례를 설명해 주셔서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던 강연이었다.
차세대 엔진 개발 포스트모템 (펄어비스 / 고광현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님)
기대하는 바
펄어비스는 자체 엔진이라는 과감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펄어비스에 재직 중이신 분의 강연을 들어보고 싶었으며, 본 강연을 통해 검은 사막을 만든 펄어비스만의 자체 엔진이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떻게 발전할지, 엔진이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해 들어보고 싶다. 또한 이번 강연을 통해 엔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길 바란다.
차세대 엔진 개발이 시작된 이유
펄어비스에서 자체 엔진을 개발한 이유는 원하는 게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한다. 더 빠르고, 더 멀리, 더 자세히 만들기를 바랐고, 멀티 플랫폼에서도 동작하도록 만들기를 바랐다고 한다. 또한 기존 엔진으로 오픈 월드의 광활한 환경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차세대 엔진 개발을 결정했다고 한다. 고품질의 게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하셨다.
엔진 개발에 사용한 기술 소개
본 강연에서는 Lighting, Raytraced shadow, Denoising, Atmosphere, Fluid, Geometry, Physics, Cloth Simulation, 날씨와 같은 Subsystem을 소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해하지 못했다! Frustum Aligned Voxel니 GGX Smith BRDF니 이것저것 적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해는 못했다. 그냥 기술 설명을 들으며 나중에 찾아볼만하나 키워드들을 정리해 두고, 시연 영상을 보며 '와 대단하다' 정도로 끝났다.
글을 적는 2022년 현재에도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 같아서는 각 잡고 1달 정도 매달려보고 싶은데 핑계지만 해야 될 게 많다. 지금 하는 일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자기 계발하는 시간도 가지려고 하는데, 그때 알고리즘을 비롯하여 게임 엔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강연을 들을 때 유난히 사람이 붐비기도 했고, 기자들도 많았다. 특히 나가는데 언리얼 엔진팀 직원들이 있는 걸보고 다른 세계인 것 같아서 싱숭생숭했다. 당시에 나도 언젠가 강연 내용을 이해하길 바라며 이들과 같은 세계에 속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엔진 연구는 뒷전으로 됐다. 일단 작은 일부터 해보자.
게임 기획자는 하루 종일 게임만 하나요? (넥슨 코리아 / 방영훈 게임 디자이너님)
기대하는 바
나는 이상을 쫒기 위해 게임 디자이너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게임 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 현업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 이번 강연을 통해 게임 디자이너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내가 갈 길을 먼저 걷는 선배 디자이너 분께 들어보고 싶다.
게임 기획자와 게임디자이너의 차이
게임 기획자는 제안을 하는 사람이고, 게임 디자이너는 제안을 구체화하는 사람이다. 미묘한 차이이기에 잘 구분되지는 않지만 게임 디자이너라 불리길 바란다.
게임 디자인의 세 단계
게임 디자이너는 전체 개발 과정에 걸쳐 반복적으로 설계, 관리 감독, 동작 확인, 피드백 보완, 재설계의 과정을 거친다. IGC 2015 프로그래머에게 사랑받는 기획 PPT에서는 이를 '발상-설계-전달'이라고 소개했지만, 나는 '생각-정리-설득'으로 정리하고 싶다.
게임 디자이너란 제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정리한 뒤 설득하는 직군이다. 따라서 게임 디자이너는 남들보다 더 깊은 고민을 더 오래 해야 하는 직군이라고 할 수 있다.
해야 하는 생각과 정리는 아래 3가지로 나뉜다.
- Why? - 이걸 왜 만들지?
- What? - 이걸 만들려면 뭐가 필요하지?
- How? - 이걸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처럼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관점으로 제안에 대해 고민하고,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디자인 리뷰 방법
고민 끝에 정리한 내용을 설득하는 단계를 보통 '디자인 리뷰'라고 하는데, 생각하고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동료들을 설득하거나, 반대로 다른 동료들에게 설득을 당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연사님께서는 디자인 리뷰를 통해 모든 동료들이 같이 목표를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추가로 디자인 리뷰를 할 때의 팁을 소개해주셨는데 이는 아래 4가지와 같다.
- TIP#1 : 목표와 의도를 확실하게 하자.
- TIP#2 : 디자인 의도를 서두에 넣는 것에서 나아가 디자인 개요를 적도록 하자.
(디자인 개요, 의도, 세부 디자인 순으로 작성하자.) - TIP#3 : 보고는 작업의 시작과 끝뿐만 아니라 작업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하도록 하자. (중간보고)
- TIP#4 : 궁금한 게 있다면 용기 있게 물어보자.
디자인 리뷰를 하다 보면, 요소와 방법에 대해서 더 좋은 대안이 나오기 마련이기에, 가장 중요한 건 디자인 '의도'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의도는 단순하게 문서의 서두에 적어놓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먼저 개요를 적은 뒤 의도가 어떤 경험을 이끌어내는지, 이를 위해 어떤 세부 디자인이 들어갈 수 있는지 정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하셨다.
이후, 디자인 리뷰가 끝나서 실제 제작에 들어갔을 때에는 각 작업자들이 설계한 과정에서 어디쯤을 진행하고 있는지를 파악한 뒤, 각 작업자들이 물어볼만한 질문들을 미리 정리하며 돌발 상황에 대비하면 좋다고 한다. 추가로, 이를 구현 진행(Driven; 전체 개발 공정을 정리하는 것)과 보고(Report)라고 부른다고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중간보고의 경우, 언제 해야 효과적인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잘 될 때는 자랑삼아서 공유하면서 스스로 작업을 지속할 동기를 부여하고, 잘 안 될 때에는 혼자 고민해도 대부분 답이 안 나오기에 최대한 빨리 보고하고 답변을 받는 게 좋다고 하셨다. 그냥 심심할 때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적당히 팀 분위기에 맞춰서 최대한 자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으로는 레퍼런스 게임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게임을 설명할 때에는 '~ 같은 거요.'라고 말하며 레퍼런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한다. 레퍼런스 게임을 예시로 설명하면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기에 좋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의도가 왜곡될 수도 있기에 시청각 자료와 함께 설명하면 좋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레퍼런스 게임에 대해 모든 직군에서 기본적으로 많은 레퍼런스를 쌓는 것이 유리하다며 취미가 아니더라도 반쯤은 의무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것을 권하시기도 했다. 아래는 연사님이 추천하시는 플레이할 게임의 우선순위다.
- 소속 프로젝트의 게임
- 소속 프로젝트의 레퍼런스 게임
- 소속 프로젝트와 같은 장르의 대표작
- 소속 프로젝트와 무관한 시장의 대표작
- 시장 상황과 무관한 개인의 취미작
이런 식으로 레퍼런스를 쌓는 것을 연사님은 DB를 쌓는다고 표현하신다는데 이를 통해 속도와 공감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으므로 게임 플레이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강조하셨다.
마지막은 게임 디자이너에 대한 내용인데 아래와 같은 내용을 끝으로 강연을 마무리하셨다.
게임 디자이너는 만능이 아니다. 다른 직군의 도움을 받아 비로소 완성되는 영역이다. 또한 게임 디자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기에 다양한 동료와 소통하며 협력하도록 하자.
다만, 이 부분에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있다. 게임 디자이너는 전문가다. 누구나 디자인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결국 완성시키는 건 디자이너의 전문성이다.
질의 응답
Q. 레퍼런스 게임을 플레이할 때 개발자의 관점으로 플레이하는지 유저의 관점으로 플레이하는지 궁금하다.
A. 플레이할 때는 별생각 없이 유저의 마음으로 플레이를 하고, 게임이 끝난 뒤에 개발자의 관점으로 분석을 한다.
Q. 연사님이 생각하시는 게임 디자이너의 소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경우는 만들고 싶은 게 있는 사람. 그리고, 여기에서 생기는 의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메탈릭 차일드' 완성 보고서 (스튜디오 HG / 한대훈 대표님)
기대하는 바
1인 개발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고려했던 것들
연사님께서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날카로운 피쳐(feature)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날카로운 피쳐는 그 자체로 게임을 만들기 위한 원동력이 되며, 만들면 대부분 카피캣처럼 여겨지는 액션 게임 시장에서 신선함을 줄 요소가 된다고 하셨다. 이에 본인이 제작하는 피쳐가 출시할 때까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전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때에는 스크린샷을 찍을만한 씬을 생각하고 게임을 만들었으며, 조작을 안 하고 있으면 플레이어에게 손을 흔드는 주인공 캐릭터처럼 메타적인 변화 요소를 넣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SNS에 공유할만한 것들을 만들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장르 정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연사님께서는 장르를 명시하는 것 자체가 유저에게 이러한 요소가 있다고 알리는 것인데, 이는 취향이 안 맞는 사람은 조심하라는 느낌으로 일종의 경고의 역할도 한다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내용인데, 장르 정의가 경고라는 문장으로 전달받으니 새롭고 재미있어 보였다.
이 외에는 연출은 다 돈이고 인력이니 세심하게 설계하자는 등의 말씀을 하셨다.
사실 위의 '게임 디자이너는 하루종일 게임만 하나요?' 강연 정리의 디자인 리뷰 방법 부분부터는 23년 11월 27일인 지금 작성하고 있는데, 예전에 정리했던 내용을 다시 돌아보니 인상 깊은 내용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게임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게임을 하게 한다면, 적어도 그 누군가가 게임을 하는 동안 남는 게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단순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에 이렇게 강조하고자 한다.
이런 남는 것에 대해 연사님은 '메탈릭 차일드'를 통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본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기를 바랐다고 말씀하셨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로나(메탈릭 차일드 플레이어블 캐릭터)와 플레이어를 개념 상으로 분리했다고 말씀하셨다. 로나는 지구에 있는 플레이어가 로나를 돕기 위해 원격 조정한다는 설정이며, 이런 설정으로 플레이어는 처음부터 로나의 은인으로 시작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플레이어는 로나에게 친절을 베풀고, 로나는 플레이어에게 감사한다.'라는 것이, '메탈릭 차일드'의 기본 스토리와 플롯이라는 내용이다.
질의 응답
Q. 1인 개발을 할 때 장르를 선택하는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A.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된다. 혼자 할 때 중요한 건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힘들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잘하는 장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의욕이 생길 정도로 말이다.
Q. '메탈릭 차일드'를 개발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와 가장 힘들었던 때가 궁금하다.
A. 가장 힘들었던 때는 출시하기 6개월 전이다. 자질구레하고 번거로운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다. 행복했던 때는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였다. 게임을 출시할 때는 생각보다 기쁘지 않았다. 1인 개발의 경우, 욕을 먹으면 혼자 감내해야 하고, 칭찬을 받아도 나눌 사람이 없기에 힘들었다.
MMORPG 랭킹 서버 (컴투스 RAON 스튜디오 / 남지 TD님)
기대하는 바
꼭 MMORPG의 랭킹 시스템만을 알고 싶다기보다는 게임에서 시스템을 어떻게 정의하고 구분하는지를 이해하고 싶다.
느낀 점
.. 2021년 GCONxIGC 정리 자료에 세 줄 요약이라는 항목 아래 다음과 같이만 정리돼 있다.
- 기록, 수집, 정렬, 보고
- 필터링과 캐싱
- 선형회귀 (최소자승법)
어지간히 힘들었나 보다 ㅋㅋㅋ. 추가로, 랭킹 시스템이 어떤 구조를 띠고 있으며, 랭킹 시스템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그리고 운영하면서 랭킹 시스템과 관련해서 어떤 이슈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그냥 랭킹 서버 구축에 대한 대학생 강의 느낌이라 아쉽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마치며
최근에 23년 지스타 컨퍼런스에 참관했다. 블로그에 23년 지스타 컨퍼런스 내용을 정리할지 말지 고민하면서 이전 글들을 보는데 과거에 거의 다 적어놓고 비공개로 던져둔 21년 (하) 편 후기 글이 있어서 이렇게 늦게나마 글을 마무리 지어봤다. (빠르게 마무리 짓느라 퀄리티는 날렸습니당 히힣)
아니, 근데 (상) 편도 그렇고, 왜 이렇게 글을 답답하게 쓰니.. 시청각 자료도 넣고, 말투도 조금 부드럽게 하면서 개인적인 느낀 점도 많이 쓰지 ㅠㅠㅠ
.. 아니다. 그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합시다 ㅋㅋㅋ. 그럼 글을 썼던 22년 글쓰기 스타일에 맞게 감성 마무리 없이 깔끔하게 끝내겠습니당!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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