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본 개발 일지는 제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고 느낀 바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혹여 껄끄러운 내용이 있더라도 팀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는 점 유의해주세요 :)
02월 개발 계획
이번 2월의 개발 목표는 '프로젝트 매니징'이었다. 지금까지는 한 달을 전부 프로젝트 매니징에만 몰두해 보자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이번은 조금 다르게 프로젝트 매니징에 집중해 봤다.
나는 이전 프로젝트인 <뚜두 농장>에서 게임 디자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체감한 이후,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한 작년 7~8월을 기점으로 게임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역으로 프로젝트 매니징 능력이 문제가 된다는 걸 체감해 지난 한 달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프로젝트 진행 타임 라인
02월 02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현실적인 일정 재조정 |
02월 07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작업 요청 방식 공유 및 작업 분배 |
02월 10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아트 필요 직군 및 작업 요청 방식 논의 |
02월 16일, 비정규 회의 (대면) |
: 기획 진행 상황 공유 및 작업 티켓 관리 |
02월 18일, 정규 회의 (비대면) | : 신규 아트 모집 논의 |
02월 23일, 비정규 회의 (대면) | : 신규 아트 모집 공고 준비 및 작업 이슈 논의 |
… 이상 정규 회의 1회, 비정규 회의 5회로 회의를 총 6회 진행했다.
이슈
지난 개발 일지의 목표들을 살펴보면 '작업 목록 리스트업', '전체적인 그림 확정 짓기', '본격적인 개발' 등의 작업 속도를 가리키는 목표들이 많다. 대략 3개월가량 작업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과 시도를 했던 것 같은데, 여전히 이러한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작업 방식을 비롯하여 외부에서 작업 속도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외부 요인보다는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됐고, 내가 어떻게 바뀌어야 상황을 개선할 수 있으며, 지금 상황에서의 최선의 선택을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보냈다.
글을 적는 현재(23년 03월 13일)에도 여전히 정답은 찾지 못했지만, 그나마 실마리 비슷한 건 발견한 것 같아서 이 글에 같이 적어보려고 한다.
목차부터 살펴보자.
- 마인드 세팅
- 기록을 위한 기획서, 그리고 요청을 위한 기획서
- 유저 경험에 대한 고민
- 신규 아트 모집
이렇게 총 4가지 이슈에 대해서 정리할 예정이다. 그럼 같이 한번 살펴보자.
마인드 세팅
지난 1월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다. 그 이슈들을 통해 느낀 건 내가 프로젝트에 대해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인데, 2월에는 이런 부담감을 내려놓기 위해 마인드 세팅을 진행해 봤다.
마인드 세팅은 내 안에서 문제를 만드는 요인을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만 다뤄보겠다.
문제 요인. 나는 <Lost In Hope> 프로젝트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
현재 나는 휴학 중이다. 1년 휴학 중에 이제 갓 반년이 지났는데 애초에 게임 개발에 집중해보고 싶어서 휴학을 했던 것이기도 하고, <뚜두 농장> 프로젝트도 잠시 휴식을 하게 되며, 자연스레 프로젝트 하나에만 집중하게 됐다.
오히려 집중할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이게 내 모든 관심이 한 프로젝트에 집중되다 보니까 프로젝트의 동향에 너무 큰 영향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하나에만 몰두하다 보니 단순하게 눈앞의 일을 처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 모든 부분을 고려하려고 고민했고, 이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쓰게 됐다. 그리고 이렇게 예민해진 신경은 어떠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그 이슈를 더 큰 문제로 인식되게 만들어 또다시 신경이 예민해지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해결 방법
첫 번째로, 그동안 미뤄두기만 했던 자기 계발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하나에만 몰두하는 게 문제라면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시작하며 신경을 분산시키자는 생각을 했다. 이는 1월부터 조금씩 진행했던 부분인데, 1월에는 레벨 디자인을 했고, 2월에는 알고리즘과 글쓰기를, 그리고 기간에 상관없이 꾸준히 독서와 운동을 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를 자아냈는데, 이 방법을 통해 이전보다 작업과 자기 계발에 시간을 더 많이 쓰면서도 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아마 이전에는 실제로 작업하는 시간에 더해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았기에, 이 시간들을 자기 계발로 전환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독서를 비롯해 문제 상황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봤다.
여러 책을 읽고, 여러 영상을 보며, 다양한 것에 대해 고찰해 봤다. 그리고 결국 깨달은 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을 해봤자 달라질 건 없으니 매사에 감사하며 살자.
팀에서 나의 역할은 내 그림에 상대의 조각을 맞추는 것이 아닌, 상대의 조각으로 팀의 그림을 만든 것이다.
진중하게 행동하되, 가볍게 생각하자.
어디서 한 번씩 들어봤던 것들이라 진부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이 보고 들을 수 있었음에도 다시 한번 깨닫는다는 건 중요한데도 지키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아직도 많이 어렵다. 그냥 계속 마음속에 새기며 행동하다 보면, 늘 그래왔듯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이 외에도 너무 쉽게 자책하는 문제, 생각이 나면 바로 행동하려고 하는 문제 등이 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간단하게 깨달은 부분만 몇 가지 추가로 적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자책.. 좋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의 방향을 잡는 건 좋은데, 내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자책하자. 자책이 잦아도 문제다. 물론 실제로 잘못한 경우도 많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역설적이게도 어느 정도는 뻔뻔하게, 능글맞게 넘어갈 필요도 있어 보인다.
행동 또한 좋다. 어떤 일이든 생각이 났을 때 행동하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개인에게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이 부여되어 있을 때나 효과적이다. 만일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하고자 하는 욕구를 조절하지 못한다면 이는 타인에 대한 불만 혹은 독단적 행동, 어쩌면 둘 모두를 낳게 된다.
하나 같이 요인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걸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느낌으로 마인드 세팅을 진행했다. 1월에는 기준이 무너져 자아를 해체했다면, 2월에는 기준과 자아를 다시 쌓아갔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록을 위한 기획서, 그리고 요청을 위한 기획서
이건 1월 개발 일지에서도 언급했던 부분인데, 이제까지 작성했던 기획서를 개인적으로 피드백해보면,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뭘 하라는 건지 쉽게 정의되지 않는 것 같았다.
따라서 2월부터는 이전 기획서와는 조금 다르게, 기획서의 목적에 따라 기록(설명)을 위한 기획서와 요청을 위한 기획서로 구분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로, 요청을 위한 기획서의 경우는 노션에 티켓을 생성하여 아래와 같이 요청 사항과 목표 데드 라인을 정리해 각 직군의 작업자 분들께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작업 진행을 위해 이런 느낌으로 기획서를 작성하고, 노션 티켓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는데, 요청의 경우는 이제 막 발을 딛고 있는 영역이라 아직까지 놓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예를 들면, 작업 순서라던가 디테일의 깊이가 있는데, 하나 같이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정말 애매한 것 같다.
이것 또한 인지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니, 언젠가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유저 경험에 대한 고민
작년 말에 브리지에서 넷마블 네오에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현업자 분과 개발의 재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중에 내 작업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구조를 설계하고 획기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건 좋지만, 이것들에 집중하느라 유저를 간과하는 경우가 생기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유저 경험.. 중요하지..' 정도로만 인식하고,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깊은 고민은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Game Maker's Toolkit 채널의 'How To Steal Like a Game Designer'라는 영상을 보면서 진지하게 유저 경험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됐다.
우리 팀의 비전은 '확실한 컨셉으로 누군가의 인생 게임이 되자.'이지만, 그 확실한 컨셉에서 유저가 어떤 경험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가 않았다. 따라서, MDA 프레임 워크를 통해 <Lost In Hope>의 시스템이 어떤 행동을 만들고, 어떤 인상을 주는지 간단하게 정리해보고 있는데 이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무언가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프로젝트가 어딘가 불완전해 보이는 문제점을 시스템에서 찾고 있었는데, 그 답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스템이 아닌 유저 경험에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의 목적은 유저에게 시스템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어떠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이렇게 당시에 얻었던 조언이 이제야 가슴에 와닿아 작업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후로는 고민에 고민을 거쳐 유저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살아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다잡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신규 아트 모집
우리 R.I.P 팀은 기획 2명, 프로그래밍 2명, 아트 1명으로 이루어진 팀이다. 조금은 직군 구성이 특이하긴 한데 그래도 어떻게 잘 진행이 되긴 했다. 그러던 중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새로운 아트 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에 이번 기회에 아트 팀원을 추가로 모집하기로 했다.
노션에 모집 공고 페이지를 작성해서 우선적으로 지인들을 비롯해 에브리타임, 동아리 카톡방에 홍보를 진행했는데, 감사하게도 이전 <뚜두 농장>의 팀장님이 지원을 해주셔서 인터뷰 끝에 팀에 합류하시게 됐다.
처음에는 <뚜두 농장>과 <Lost In Hope>의 그림체가 많이 달라서 괜찮을지 걱정이 됐는데, 포트폴리오를 보니까 이 분.. 힘을 숨기고 있었다 ㅋㅋ. 내가 사람을 이끌만한 인격은 없어도, 인복은 많은 것 같아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현재 신규 아트 팀원분은 작업 대기 중이신 상태이고, 아마 실작업은 다음 달인 4월 초부터 시작하실 것 같다. 아트 모집 페이지는 현재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로 변경해 유지 중이니 관심 있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란다. 많관부!
위키, 문서, 프로젝트. 모두 한 곳에.
사용하는 모든 업무 앱을 Notion 하나에 담아 팀원들과 함께하는 올인원 워크스페이스를 꾸려 보세요.
www.notion.so
이후 일정 : 프로젝트 매니징
3월의 목표 또한 '프로젝트 매니징'이다. 이건 단기간에 완성되는 게 아니기에 어느 정도 작업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프로젝트 매니징을 목표로 유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면 프로젝트 매니징 외에도 몇 가지 더 있기는 한데, 글부터 적기보다는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을 때 당월 개발일지에 같이 적으려고 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가벼운 마음..! 조금 이상하게 들릴 것 같긴 한데 안 되면 말고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다.
자체 피드백
나는 개발 일지를 적을 때, 저번 달 개발 일지를 복사해서 내용을 다시 채워 넣는 방식으로 글을 적는데 1월 자체 피드백이랑 2월에 적어야 되는 자체 피드백이 완전히 같다.. 오잉..?
그만큼 꼭 개선해야 되는 문제를 잘 찾았다는 거겠지..?
- 책임은 누군가 일방적으로 짊어지는 것이 아닌 상호 협의하에 나누고 다뤄야 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 세상만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고자 하는 건 좋지만 가끔은 가볍게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처럼, 가볍게 생각해 보자.
- 타인을 이해하는 척하며 나를 고집하지 말자. 여러 길을 열어두고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자.
- 어쭙잖게 배려하겠다고 먼저 나서지 말자.
- 작업에 있어서 논리를 최우선으로 따르되 팀원의 의견을 듣고 조율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자.
끝으로, 이번 <Lost In Hope>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는 것 같다. 비단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꼭 배워야 하는 것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은데, 이 모든 과정은 나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지금까지는 나아가기 위해 쌓아왔지만, 이제는 나아가기 위해 해체하고 비워야 하는 그런 느낌이다.
일전에 [일상] - 나는 어떤 기획을 꿈꾸는가?라는 글을 적은 적이 있는데,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나의 기획, 그러니까 나의 게임 디자인 키워드는 '확실함'이다. 그런데 이제는 여기에 조심스레 '해체'라는 키워드를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석'과 '확실함', 그리고 '해체', 이게 현재 나의 게임 디자인 역사가 아닐까? 뭔가 포켓몬스터 배지 모으는 느낌이다 ㅋㅋ. 이러다 보면 언젠가 포켓몬 마스터 같은 게임 디자인 마스터가 되지 않을까? ㅋㅋ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속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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