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본 개발 일지는 제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고 느낀 바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혹여 껄끄러운 내용이 있더라도 팀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는 점 유의해주세요 :)
05월 개발 계획
5월의 개발 목표는 '스마일게이트 멤버십 지원'이었다. 이에 따라 지원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이후 일정을 정리하며 한 달을 보냈다.
프로젝트 진행 타임 라인
05월 07일, 정규 회의 (비대면) | : 프로토타입 마무리 정리 |
05월 08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프로토타입 빌드 |
05월 09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기획서 마무리, 지원서 작성 |
05월 21일, 정규 회의 (비대면) |
: 이후 일정 계획 |
05월 23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스마일게이트 멤버십 준비 포스트모템 |
05월 30일, 비정규 회의 (대면) | : 시스템 개편 논의 |
… 이상 정규 회의 2회, 비정규 회의 4회로 회의를 총 6회 진행했다.
이슈
이번 달에는 스마일게이트 멤버십(이하 SGM) 지원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5월 말까지 휴식하는 기간을 가졌다. 이에 따라 이번 개발 일지는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목차를 살펴보자.
- SGM 지원
- 휴식, 그리고 결과
- SGM 준비 기간 포스트모템
이렇게 총 3가지 이슈에 대해서 정리할 예정이다. 그럼 같이 한번 살펴보자.
SGM 지원
5월 초에는 SGM 지원을 위해서 통합 기획서를 작성하고, 프로토타입을 빌드한 뒤, 소개 영상을 제작했다.
먼저 기획서는 기존 기획에 있는 내용을 옮겨적고 자료 이미지를 캡쳐해 정리해 놓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원래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정리하고 싶었는데, SGM을 준비하면서 기획적으로 개선해야 되는 부분이 많이 보여서 이 정도에서 타협했다.
나는 시스템 쪽을 주로 정리했는데, 누군가 이걸 보고 개발을 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글쎄..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피칭 문서라면 게임의 컨셉을 확실히 보여주고, 개발용 문서라면 필요한 작업을 확실히 명시했어야 됐는데 개인적인 부족함으로 인해 이도저도 아닌 방향으로 작성이 된 것 같아서 아쉽다.
글을 작성하는 현재(23년 7월 2일)에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즉 타당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하면서 새로 정리하고 있다.
프로토타입과 소개 영상 같은 경우는 플머 분들과 아트 분들이 작업해 주셨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서 팀 내부 테스트가 가능한 단계에 도달한 이후에 영상을 첨부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이렇게 그동안의 작업을 마무리하고 SGM에 지원했다.
휴식, 그리고 결과
SGM을 준비하는 지난 한 달간, 다들 회사와 학교 등 각자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와중에도 시간을 내며 정말 고생했기에, 우리는 약 2주간의 휴식 기간을 갖기로 했다.
난 그동안 블로그에 정리하지 못했던 글들을 하나씩 작성했는데, <Lost In Hope>의 개발 일지부터 시작해서 게임 디자인에 대한 고찰까지, 기록과 함께 개인적인 부족함을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외에도 미뤄놨던 일정을 하나씩 수행했는데, 그중 하나가 병원이었다. 왜 갑자기 병원을 이야기하냐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병원에서 SGM 결과 발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5월 19일 금요일, 유난히 덥고 맑은 날이었다. 별 생각 없이 병원 대기석에 앉아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게임 피칭에 대한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때, 메일 알림이 왔다.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멤버십 인...'
왔다.
나는 애써 침착하게 메일을 열어봤다.
결과는 서류 불합격이었다. 나는 최소한 인터뷰까지는 갈 줄 알았기에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그저 '아직 부족한가.'보다 싶었다.
다음으로 이어진 감상은 생각보다 담담해서 신기했다는 것이다. 결과 발표 이전, 나는 떨어지게 되면 멘탈이 약해서 분명 우울감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적도 많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별 감각이 없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유는 2가지로 짐작된다.
첫 번째는 해방감 때문인 것 같다.
당시의 나는 인터뷰를 대비할 겸 피칭에 대해 이것 저것 알아보고, 우리 게임을 잘 소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걸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니 순간적으로 해방감을 느낀 것 같다.
어느 정도 팀장의 면모를 갖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은 팀장으로서의 완전한 자각이 부족한 것 같다.
두 번째는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Lost In Hope>라는 프로젝트가 가진 가능성이 충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부족한 건 '시간'과 '완성도'이지, 결코 '좋은 게임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이번 실패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지금 중요한 게 눈앞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프로젝트는 완성형이 아닌 진행 중이기에,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당장의 실패했다는 사실이 아닌 '실패를 딛고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현재(23년 7월 2일) 우리 프로젝트는 과도기에 있기에 틀을 깨고 올라가야 한다. 난 <Lost In Hope>를 이도저도 아닌 게임으로 남겨두고 싶지 않다.
SGM 준비 기간 포스트모템
다음으로 진행한 건 SGM 준비 기간에 대한 포스트모템이었다. 포스트모템은 크게 아래의 2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 매니징 측면
프로젝트 매니징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유로는 '방향성이 확실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과 '작업 공유가 안 된다.'는 것, 이렇게 2가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선 '방향성이 확실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는 부분은 하나의 통합 문서를 정리하여 처리하기로 했다.
프로그래밍 파트에게 기획을 전달할 때, 작업의 목표인 '필요한 기능'과 '구조'에 대한 설명을 하나의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대한 디자인적인 타당성과 근거는 별도의 문서로 첨부하여 통합 문서 자체는 구구절절한 사고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작업에 필요한 내용만 넣기로 했다.
아트 파트에게 기획을 전달할 때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리소스'에 대한 설명을 하나의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전에 나도 아트 파트 기획과 회의에 참여해서 아트 방향성과 키워드를 확실하게 명시하기로 했다.
원래는 기획자들끼리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각자 시스템 파트와 아트 파트를 나누어 기획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에서도 여러 문제가 생겼기에 그냥 같이 기획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작업 공유가 안 된다.'는 부분은 노션 구조를 개편하고, 철저하게 작업 일정을 관리하여 처리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회의를 진행할 때, 나 혼자 내가 파악한 진행 상황과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끝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작업과 관련된 부분도 '언제 해주시지?'라며 기다리다가 간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라며 조심스럽게 물어볼 뿐 작업 진행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래서, 노션 구조를 개편하고, 조금은 확실하게 말하기로 했다. 노션 구조 같은 경우는 스프린트별로 본인이 이번 스프린트동안 어떤 작업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으며,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그런 어려움을 적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내용들을 회의에서 본인들이 직접 이야기하도록 만들고자 했다.
이렇게 프로젝트 매니징 측면에서 포스트모템을 한 뒤, 개선 방향을 고민해봤다.
두 번째, 게임 디자인 측면
다음은 게임 디자인 측면이다. 우선 <Lost In Hope>의 문제는 아래와 같았다.
- 규칙이 복잡하다.
- 방향성이 게임에 반영되지 않는다.
- 추리 요소가 부족하다.
- 기획이 디테일하지 않다.
1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시스템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고, 2번과 3번 문제는 지금까지 덱 빌딩에 치중된 기획을 했기에 시간이 지나 추리 요소가 추가되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고 방향성만 다시 한번 명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4번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통합 문서를 작성하고 공유하면서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기로 했다.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아래와 같이 고민을 하여, 복잡성을 개선하고, 플레이 컨셉을 정의하는 등의 유효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나는 뭐든 작업을 하기 전에 노트로 생각을 정리해 보는 습관이 있다. 사실 이전부터 계속 해오던 거고, 이런 느낌으로 <Lost In Hope> 기획에만 160매 노트 2권은 다 쓴 것 같은데, 내가 바라는 깊이 있는 게임 디자인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고민 과정인 것 같다.
내가 아직 게임 디자인을 제대로 할 줄 모르기에 많이 떠올리고, 많이 고민하며, 많이 결론을 내리는 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SGM 준비 기간에 대한 포스트모템을 진행해 봤다.
이후 일정 : 프로젝트 개편
6월의 목표는 '프로젝트 개편'이다. SGM 지원을 준비하며 인지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고자 했다. 그리고, 현재(23년 7월 2일) 기준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되어 조금씩 개선되는 듯이 보인다.
자체 피드백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프로젝트 매니징 관련해서는 팀원들이 걱정과 불만을 갖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를 언제까지고 회피할 수만은 없다. 두려움에 회피하면 당장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나 혹은 프로젝트가 허점을 보이는 순간 더 큰 문제로 돌아올 것이다. 난 우리 <Lost In Hope>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럼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나는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 논리적으로, 그리고 윤리적으로 고민하여 '옳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쓴소리 하기를 주저하지 말자. 쓴소리 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 옳은 피드백을 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닌 내가 마땅히 이행해야 할, 내게 부과된 책임이다.
나는 내게 없는 '친밀함'을 얻고자 이해만을 반복했지만, 남는 건 1년 가까이했다고 믿을 수 없는 진행도와 무관심함, 그리고 불만뿐이었다. 결정적으로, 나의 나약함으로 인해 작업을 잘 이행하던 팀원들이 피해를 봤다.
인정하자. '친밀함'은 내 무기가 될 수 없다. 이에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 '나아감'. 이제는 나 자신만의 '나아감'이 아닌, 프로젝트의 '나아감'을 위해 행동하려고 한다.
혹시라도 팀원들에게 '미움받게 될까.', '좋은 팀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아가야 한다.
그 이유는 내가 <Lost In Hope>의 가장 완전한 이해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Lost in Hope>를 시작한 사람이고, <Lost In Hope>의 팀장이며, <Lost In Hope>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 내가 아니면 누가 길을 찾지? 내가 흔들리고 망설이는 순간, 팀은 길을 잃고 갈라진다. 나를 의심하되,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며, 표현하자.
음.. 끝이다. 그냥 끝내면 심심하니까 선곡 하나 하고 사라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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