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War』 - Her name is Kara.

📢 <God of War> 보스 패턴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최근 <God of War>(이하 갓 오브 워)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전투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입장에서 유명한 액션 게임들을 안 해 볼 수 없어 시작한 게임인데요. 여타 액션 게임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재미를 갖고 있네요.

 

    컷신, 애니메이션, 타격감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건 갓 오브 워의 전투에는 분노라는 명료한 감정이 담긴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전투라는 게 적에게 행동을 주고, 단편적인 인상(보통 의식하지 못하는)을 받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단편적인 인상이 엮이면서 디자이너가 의도한 경험과 감정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고요.

 

    이런 관점에서 분노나 슬픔, 신남 등의 감정은 사전에 이야기를 필요로 하기에 단번의 행동으로는 이를 구성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나의 행동으로 분노를 표현하려면 분노해야 할 상황이 먼저 마련돼야 하잖아요. (아래처럼요!)

내가 차징 공격을 했는데(행동 1) 적이 피했어(리액션). 어? 내 공격을 피해? 화가 나네(인상). 다시 한 번 피해봐라. 쾅!(행동 2) 

 

 

    그런데, 갓 오브 워는 그냥 한 번 한 번의 행동에 나도 모르는 분노가 표현이 되네요. 내 목표를 가로막는 적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내러티브적으로 특별할 것도 없는데 말이죠. 왜일까요?

 

    전투 과정에서 지연(차징이나 active frame 이전에 살짝 늘려놓는 부분)을 통해 힘을 모으고 폭발시키는 느낌이랑 분노의 성격이 비슷해서 분노로 느껴지는 건가? 지연 과정에서 카메라를 향해 보이는 일그러진 표정과 미세하게 흔들리는 팔이 나를 동화시키는 건가? 패드를 쓰는 경우, 휘두를 때 느껴지는 진동? 일치감?

 

 

    음.. 이건 다음에 분석 글에서 천천히 알아보죠. 아무튼 지루한 소리하려고 이렇게 글을 쓴 건 아니고요. 방금 발키리 카라를 잡아서 자랑 좀 하려고 글을 썼습니다 😁😁

 

 

내 칭구 카라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분석하려고 하면 기본적으로 엔딩을 보고(엔딩이 있는 경우), 나아가 가능하면 일정한 기준(올도과, 특정 난이도, 숙련도 등)에 도달한 뒤 분석을 하려고 하는 편인데요. 이에 이번 갓 오브 워의 경우, 어려움 난이도로 엔딩을 보는 걸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두세방 맞으면 죽는데 적들은 찬바라 없이 동시에 공격해 오지, 공방이야 어찌어찌 적응한다고 해도 원거리 적들까지 일일이 조준해서 처리하려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제게 익숙하던 공방 위주의 전투가 아닌 스킬 위주의 전투로 풀어가야 된다는 걸 깨닫고 나서는 난이도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별 긴장감 없이 하고 있었는데 세키로 이후 오랜만에 막막하다고 느껴지는 적을 마주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Her name is Kara..

 

 

    발키리 카라.. 제가 싫어하는 잡몹 소환 패턴과 함께 계속 압박해오는데 정리하면 소환하고, 정리하면 소환해서 정신이 어지러웠습니다..

 

    한 세 번째 트라이 때부터는 정리하지 말라는 건가 싶어서 그냥 잡몹 무시하고 카라만 노렸는데 이것도 계속 아쉽게 실패하더라고요. 그래도 한시간 정도 하니까 마지막 트라이 때 크레토스 빙의돼서 다 패링 치고 스파르탄의 분노로 겨우 클리어 했습니당(장비 4렙으로 깼어용 희희 😎😎)

 

 

쓰러지는 발키리, 발광하는 나.

 

 

    이게 저는 '잡몹 무시하고 뚫어내는 적이다.'라고 정의한 순간부터 별생각 없이 플레이하긴 했는데, 찾아보니까 카라가 필드 내 잡몹이 1마리 이하가 되면 새로운 잡몹을 소환하는 적이라 2마리 남겨두고 천천히 공략하면 되는 거였더라고요.

 

    뜬금 없긴 한데 이제까지 '적을 통해 어떤 내용을 학습시킬 것인가?'만 고려했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더해 플레이어가 사고를 전환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공략하는 사고방식을 갖게 만드는 방법 등도 고민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당.

 

    아무튼 결론은 뭐다? 난 카라를 잡았다!!

 

 

    ㅋㅋ 오늘 글은 간단하게 여기서 마치고, 조만간 90일 프로젝트를 중간 점검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정리하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당. 아디아디 아디오스~!!

 

 

승리한 나에게 승리의 팥빙수를 : 맛있긴 했는데 쓰고 보니까 아저씨같네요.. 아저씨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