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오늘은 게임 디자인 관련해서 유명한 Game Maker's Toolkit 채널에서 '무엇이 좋은 퍼즐을 만드는가?'라는 영상을 봤다.
Game Maker's Toolk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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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의 원제는 'What Makes a Good Puzzle'이다. 이번에 <뚜두 농장>의 게임 디자인을 수정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컨텐츠에 퍼즐을 넣어도 괜찮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번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다.
이번 영상은 '무엇이 좋은 퍼즐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6가지 요소들을 설명하여 대답을 하고 있다.
- 퍼즐의 룰인 Mechanics
- Mechanics에 따라 퍼즐을 해결할 때 마주하는 문제점인 Catch
- Catch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는 Revelation
- Revelation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는 Assumption
-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퍼즐로 표현하는 Presentation
- 이 퍼즐들의 난이도의 변화를 나타내는 Curve
따라서 본 글도 영상에서 소개한 6가지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간단하게 정리할 예정이다.
The Mechanics
게임의 메커닉은 그 게임이 어떻게 돌아갈지를 정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테트리스의 '한 줄을 가득 채우면 해당 줄이 사라진다.'라는 규칙은 테트리스의 메커닉이 되는 것이다.
퍼즐 게임에서는 이런 메커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하는데 그 예로 포탈 시리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포탈 시리즈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포탈을 연결해서 출구로 나간다'라는 목적이 있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레이저를 감지기에 쏘면 문이 열린다'라던가, '박스를 버튼 위에 올리면 문이 열린다', '빛의 다리는 포탈로 연결될 수 있다.' 등의 메커닉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시와 같이 서로 혼합될 수 있는 메커닉은 더욱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내어 고민하는 재미를 이끌어낸다. 이렇게 퍼즐 디자이너는 유저가 '무엇을 해야할 지'보다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말한다.
The Catch
영상에서 좋은 퍼즐은 Catch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Catch란 논리적 모순을 통해 갈등을 겪는 것을 말한다. 다시 한 번 포탈을 예로 들자면, 포탈에서는 버튼 위에 올라가야 문이 열리지만, 문을 통과하려고 버튼 위에서 벗어나는 순간 다시 문이 닫힌다. 이런 식으로 모순이 생겨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Catch라고 표현한다.
좋은 퍼즐 디자인이라면 반드시 그 핵심에 이런 Catch가 있다고 한다. 유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의 순서를 바꾸거나, 다른 위치에서 행동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게 되고 이것이 곧 게임 플레이가 된다고 말한다.
The Revelation
퍼즐은 답을 알면 매우 간단하고 실행하는데 별 다른 노력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답을 알려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틀을 벗어나야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이 동작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게임의 컨셉을 다른 면에서 바라보아야 답을 알 수 있으며 이 과정을 Revelation(발견)이라고 소개했다.
퍼즐을 푸는 것은 발견을 하는 것과 같다. 생각의 틀 밖에서 통찰을 얻어 답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의 연속인 것이다.
이렇게 발견된 해결 방법은 대부분 매우 사소하거나 미묘해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넘어가게 되는데, 이런 미묘한 해결 방법을 유저가 충분히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유저에게 명확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요구하게 되면 유저는 포기하고 공략을 보게 되며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몰랐어"라고 생각하게 되므로 이 미묘함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The Assumption
Assumption은 단어 그대로 유저가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서 추측하는 행동을 말한다. 잘 디자인 된 퍼즐 게임들은 잘못된 추측을 하도록 유도하여 유저가 퍼즐 게임의 핵심 Catch를 체험하고 고민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이에 대한 효과는 아래와 같다.
- 유저가 해결 방법을 안다고 생각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유저가 새로운 퍼즐을 시작할 때 부담감을 느끼지 않게 만들 수 있다.
- 잘못된 추측대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퍼즐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깨닫게 되며, 퍼즐의 구조를 인지하게 된다.
- 유저가 첫 시도에 모든 퍼즐을 풀어버려 지루함을 느끼는 것을 방지한다.
- 유저가 퍼즐의 핵심 컨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위의 효과 중 4번을 한 번 살펴보자. 이를 설명하기 위해 <The Talos Principle>이라는 게임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The Talos Principle>은 중계기를 설치하여 레이저가 감지기에 닿도록 연결하는 퍼즐 게임인데, 유저는 이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목표물에 다다르지?"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이 두 문을 동시에 열 지?"라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잘 만든 퍼즐 게임은 유저가 큰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게임을 진행하는게 아닌 지금 눈 앞의 퍼즐에만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레 퍼즐의 Catch를 체험하고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학습하게 되어 목표에 다다를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The Presentation
영상에서는 최고의 퍼즐이란 몇 가지 움직일 수 있는 요소만으로 유저가 간단하게 퍼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너무 많은 요소가 있는 퍼즐은 너무 복잡하거나 퍼즐의 Catch와 상관없이 그저 번거로운 요소가 되어버려 유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같은 메커닉의 게임이더라도 이 퍼즐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데 이것이 바로 영상에서 말하는 Presentation이다.
또 퍼즐은 유저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명확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포탈에서 작동한 버튼의 색이 변하거나 연결되었을 때 색이 변하는 선처럼 유저의 동작에 따라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 어떻게 퍼즐이 구성되어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 피드백은 Assumption, 즉 유저가 해결 방법을 추측하는데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능하지 않은 것을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하면 유저는 계속 반복하다 스트레스를 받고 떠나기 때문에 유저가 현재의 행동으로 해결이 되고 있는지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The Curve
모든 퍼즐은 이전에 있었던 퍼즐을 기반으로 디자인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퍼즐이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모든 요소들을 이용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퍼즐 게임에서 다음 퍼즐로 넘어갈 때마다 그 난이도를 높여가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퍼즐의 난이도를 설정하는 방법은 많지만 영상에서는 Square Enix Montreal 스튜디오에서 설정한 4가지 기준을 소개했다. 그 기준은 아래와 같다.
- 가능한 해결 방법의 수 : 많을수록 퍼즐은 쉬워진다.
- 해결까지 필요한 행동의 수 : 많을수록 더 어렵지만, 너무 많으면 지루해진다.
- 매 순간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의 수 : 많을수록 더 복잡해진다.
- 플레이어가 어떤 메커닉에 친숙해있는가? : 비슷한 메커닉에 친숙할 경우 더 쉬워진다.
마크는 이 기준을 통해 어떤 퍼즐부터 배치할 지 퍼즐의 순서를 정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많은 플레이 테스트를 요구하기에 퍼즐 게임은 다른 장르보다 더 많은 테스트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결국 좋은 퍼즐이란?
좋은 퍼즐은 게임의 메커닉들이 연결되어 작동하는 퍼즐이며, 유저의 Assumption(추측)을 유도하여 퍼즐의 Catch(어려움)를 마주하게 디자인한 것이다. 그리고 이 Catch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유저는 자신의 사고 과정을 통해 퍼즐의 컨셉과 핵심 메커닉을 이해하게 되고, 이를 통해 다음 퍼즐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며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잘 연결한 퍼즐이 좋은 퍼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상에서는 마지막으로 퍼즐 디자인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들은 수년 간의 디자인과 개발, 플레이테스팅, 그리고 재미 없는 요소를 쳐내는 작업을 진행한 것들이라고 말하며 마무리 지었다.
마치며
어째 글을 작성하면 작성할수록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퀄리티는 낮아지는 느낌이다. 집중을 못하고 있는건가..?
아무튼 지금까지 정리한 것들은 대부분 <뚜두 농장>에 활용하기 위해 공부하고 정리한 것들이다.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뚜두 농장>의 기획을 다시 구성할 예정이라 잠시 배운 것들을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아직 배운 것들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수준은 아닌 것 같고, 한 번 실전에 적용해본 뒤 어땠는지 소개하는 글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다. <뚜두 농장> 프로젝트를 끝내고 글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전에 다른 디자인 TIL 글로 찾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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