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심사위원단 선정
올해 7월, 김성회의 G식백과 채널 게시물을 통해 Google Play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유저 심사위원단을 신청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에 게임 디자이너를 꿈꾸는 만큼 인디 게임 페스티벌 자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지원을 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저 심사위원단으로 선정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출품작 플레이
우선 Top 20으로 선정된 게임들은 아래와 같다.
이 게임들은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 20 선정작이다 보니 아이디어와 퀄리티 혹은 감성 중 하나 이상씩 빼어난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미완성인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 가지 궁금점이나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따라서 공부를 하고, 후기도 남기며, 블로그에 정리할 겸, 각 게임마다 플레이한 후의 인상을 기록하고, 이 인상을 바탕으로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 장단점, 서로 호응하기도 하고 상충되기도 하는 구조 결합 등 최대한 자세히 분석하고자 했다. 그런데 평소에 게임을 그렇게 많이 하는 건 아니다 보니 침대에 누워있을 때마다 플레이했음에도 왠지 모르게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중간부터는 분석하지 않고 빠르게 인상만 정리했다.
그런데도 결국 시간 조절에 실패해서 제출 당일까지 게임을 플레이했고, 유저 경험 측면에서 후기를 남기는데 쓸 말 다 적겠다고 하다가 5개는 못 적고 투표만 한 뒤 제출했다. 진짜 대-실패 그 자체..
혹시라도 내년에 또 참여한다면 그때는 일정 몇 개를 비워두고 여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봐야 될 것 같다.
이 글에 플레이했던 후기를 함께 기록할까 고민했는데 최근에 '출시 전 게임은 리뷰하지 않는 게 개발자에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전체적인 느낌만 공유하려고 한다.
올해 출품작들을 보면서 아래와 같이 느꼈다.
게임에 있어서 재미와 완성도는 기본 소양이다.
유저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게임의 핵심 포인트가 확실해야 한다.
핵심 포인트라고 하면 단순하게 게임 내 '어떤 시스템'이라고도 정의할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핵심 포인트는 깊은 세계관, 귀여움, 단순함, 화려함, 감성 등 게임 속보다는 전체적으로 게임의 띠는 특징을 말한다. 이를 컨셉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래는 Top 10으로 선정된 게임인데 이 게임들은 본인 게임의 컨셉을 이해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게임 곳곳에 녹아있었다. 뭔가 다른 게임으로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은 '고유함'이 있었다. 그렇다고 Top 10이 되지 못한 게임들의 컨셉이 애매하다는 건 아니다. 그저 얼마나 뚜렷하고 개성이 있었는가의 차이였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게임 플레이 후 투표와 후기를 작성했고, 얼마 뒤 있을 결승전만을 기다렸다.
결승전
결승전은 9월 3일 날 진행되었다. 나는 화면에 나올 수 있는 랜선 응원단으로 신청해서 Google Meet에 참여했는데 코스프레하시고, 그림 그리시는 분들도 있어서 신기했다. 어떤 분은 틀어놓고 자는 모습 생중계하는데 저래도 되나 싶으면서 너무 웃겼다.
이번 결승전은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참가 작품 부스에서 결승전 때 재생될 발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결승전 때 보려고 하트만 누르고 돌아다녔다. 부스 외에도 탐험 요소나 미니 게임이 있어서 컬렉션을 모으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골프 느낌으로 공을 넣는 미니 게임이 있었는데, 플레이하는 사람 옆에서 지켜보다가 넣으면 좌우로 몸을 흔들면서 축하해줬더니 같이 흔들면서 좋아하길래 같이 다른 사람 축하해주고 다녔다 ㅋㅋㅋ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을 시작하는데 누가 중간에 사회자님 보고 조세호라고 했다. 사회자님이 '조세호 아니에요~`라고 말하는데 그게 너무 머릿속에 남았다 ㅋㅋㅋㅋ
결승전은 게임 별로 발표 영상을 재생하고, 개발자 분이 전문가 심사위원단과 질의응답을 하며, 그동안 유저 심사위원단이 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는데, 게임 개발 비화와 의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깨달음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1인 개발로 말도 안 되는 퀄리티의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준비한 분의 이야기, 게임 속 세계관에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의 이야기, 재미의 본질에 집중한 게임 이야기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정말 많아서 즐거웠다.
그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 준비를 정말 상세하게 잘해오시고 게임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은 분이 있었는데, 게임에 대해 자랑스럽게 말씀하니 사람들이 자화자찬하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이때 전문가 심사위원으로 오신 김성회 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자화자찬은 크리에이터의 필수 소양.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는데, 항상 고집과 신념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던 나에게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물론 이 말만 광신하여 고집을 의견이라 내세우면 안 되겠지만 적어도 망설임은 크게 줄어든 것 같다.
끊고, 끊김에 두려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망설여서는 안 된다.
이상을 꿈꾼다면 지극히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자기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 말들은 행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확신을 갖게 된 말들이다.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개발에 대한 고민은 늘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을까?', '유저들이 과연 재미있어할까?' 등 수많은 질문에 고뇌하게 되고, 이런 질문에 압박감을 받는다면 슬럼프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번 인디 게임 페스티벌도 이런 슬럼프 기간에 참여한 행사였는데, 여러 깨달음과 함께 개발자 분들의 게임에 대한 애정을 바라보니 내가 왜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는지, 왜 게임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다시 한번 게임에 대한 열정을 품을 수 있었다.
더 이상 사람에, 미래에, 성과에 대한 두려움에 망설이지 않는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마땅히 말할 것이고, 행할 것이다. 인생 전반을 생각해봤을 때 지금은 리스크가 적은 시기이다. 뭐든 필요하다면 도전하자. 그분의 말씀처럼.. 후후
아무튼 결승전을 본 뒤에 이런 생각을 했다. 결승전에서 선정된 Top 3와 인기상은 아래와 같다.
이렇게 Google Play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22가 끝이 났다.
참가 선물, 그리고 후기
오늘 자고 일어나니 Google Play에서 참가 선물을 보냈다. 일단 포장지부터 질감이 너무 좋았고, 내용물도 접을 수 있는 텀블러, 각종 스티커, 띠부씰, 감사 인사 종이, 기프트카드 등 구성이 알찼다!
후기는 위에 다 적은 것 같다. 참여하면서 깨달은 바도 많고, 요즘 트렌드가 어떤지,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혹시라도 다음 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참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비단 게임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유저들 입장에서도 무엇을 의도로 게임을 개발했는지,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는지를 보고 듣다 보면 게임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 더 잘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끝으로 정말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유저 심사위원단으로 활동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소망이 있는데, 바로 유저가 아닌 개발자의 입장에서 참여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우리 팀에서 개발한 게임을 출품해서 유저가 아닌 개발자의 입장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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