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스트레스의 연속
힘들다. 무엇이 힘든건지, 무엇이 나를 괴롭게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자신이 모자란 게 괴로운 것 같다. 이에 나는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가끔 힘들 때 글을 쓰며 정리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나아가야할 길이 보였기에 글을 쓴다. 글의 순서는 지금까지 한 것들과 내가 괴로운 이유, 모자람을 느끼는 부분, 그리고 앞으로 해야할 것을 서술한 뒤 마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 것
1. 21년 5월 말, 미복귀 휴가를 나와 7월 중반까지 쉬었다.
로스트아크를 비롯한 게임을 많이 한 것 외에 별 다른 기억이 없다. 원래 League of Legend 밖에 안 했었는데, 부대에서 게임 기획에 대해서 알게 된 후, 다양한 게임을 해보려 했다. 결제까지 해놨는데 결국 제대로 한 건 LOL 과 로스트아크 밖에 없는 것 같다. 애초에 휴식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기에 후회는 없다.
2. 21년 7월 말, 교내 게임잼에 참여했다.
복학에 앞서 수업 계획을 작성하는 도중에 에브리타임 홍보 게시판에서 교내 게임잼을 알게 되었다. 관심이 있는 분야여서 참가 신청를 했고, 이 후 3일 동안 열심히 개발했다. 처음하는 협업이었는데 재밌긴 했지만 결과물이 너무 아쉬웠다. 이 때 올바른 협업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기획자의 자세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다. 게임잼을 마치고 데브시스터즈의 글로벌 고객 확장 그룹, 문승현 멘토님께 게임 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유익한 시간이었다.
3. 21년 8월, 알고리즘 스터디를 진행했다.
나는 IT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곳에는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때의 나는 무언가 하기는 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모순적이게도 나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재능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 하기만 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까지 전역한 이 시점에서 뒤늦게라도 따라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는 스터디에 참여했다. 오랜만에 하는 코딩이었는데 부대에서 알고리즘 공부를 조금이나마 해서 그런지 즐겁게 따라갈 수 있었다. 이 스터디는 원래 8월, 한 달 동안 진행하기로 한 스터디인데 마음이 잘 맞아 9월에도 함께하기로 했다. 하지만 9월에 바쁘다는 이유로 중도에 하차했다. 이 스터디에서 백준 실버~골드 난이도의 문제 31 개를 풀었고, 약간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말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에 부족함을 느껴 한동안 발음 연습과 말하기 전에 머리 속에 그려보는 훈련을 했다.
4. 21년 8월, 로스트아크 쌀먹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때 당시 즐겁게 하고 있던 게임이었는데,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싶었지만 돈을 과하게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와중 '빛나는 가죽'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영지 컨텐츠를 알게 되었고, 이것을 이용하여 골드를 수급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부대에서 VBA 로 이것 저것 만들었던 경험은 있었지만, 나를 위해 크롤링까지 해가며 만들었던 적은 처음이었기에 정말 즐겁게 개발했다. 완성된 프로젝트를 봤을 때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로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개발의 즐거움을 깨달은 것 같다.
5. 21년 8월 말, 교내 게임잼에서 제작했던 이세계 허수아비를 리메이크했다.
7월에 참가했던 게임잼의 결과물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고, 마침 유니티를 공부하려 했기에 '이세계 허수아비' 리메이크를 결정했다. 게임잼 때 만들었던 시스템 기획서에 살을 붙이고, 마찬가지로 열심히 찍었던 도트를 재활용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어떠한 청사진 없이 그냥 기능이 떠오르면 그 때마다 코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이렇게 개발된 결과물은 잘 기능하지만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없어 유지 보수가 힘들다는 걸 느꼈다. 이 때 기획자가 개발을 잘 알면, 조금 더 프로그래머에게 친화적인 기획, 유지 보수가 편리한 개발을 위한 기획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개발 이후, 결과물을 가지고 시스템 기획서를 작성하여, 시스템 기획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할 지 형식을 알아봤다.
6. 21년 8월 말, 대학생 연합 게임 제작 동아리 BRIDGE 에 지원했다.
내가 이제까지 했던 것 중 게임과 관련된 것이라면 전부 포트폴리오에 넣어 제출했다. 주변에 게임 개발을 하는 친구가 없어서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싶었다. 제출 당일 밤, BRIDGE 에서 사람들과 같이 제작한 프로젝트가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1등하고 대박나면 어떡하냐면서 호들갑 떨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면접 당일까지 안일하게 면접 준비를 길게 하지 않았는데, 면접 때 아무 말도 못해서 너무 민망했다. 결국 '제가 생각하는 기획은 ~' 만 반복하며 얼버무리다가 끝났다. 면접 후, "망했다.. 망했다.." 를 외치며 합격에 대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며칠 뒤 합격 문자가 와서 정말 행복했다. 기쁜 마음에 헐레벌떡 자기 소개 글을 작성했다.
7. 21년 8월 말, 군대 후임과 따로 알고리즘 스터디를 시작했다.
머리가 정말 좋은 친구인데, 먼저 연락도 해주고 스터디도 제안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 친구랑 골드 상위 ~ 플레 상위 난이도 문제들을 여러 문제 풀었는데 이 때 정말 재밌었다. 자신감도 크게 붙었고, 나름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특히 문제를 증명하는 과정과 이를 위한 수학이 재미있어졌다. 이 스터디도 마찬가지로 10월 초, 학교 수업이 힘들어서 한달 간 쉬고, 11월 초부터 다시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이며 코드포스 대회에 주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8. 21년 8월, 운동을 시작했다.
부대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뒤로 운동의 재미를 느껴 몸이 찌뿌둥 할 때에만 가끔 운동을 했는데, 이 때부터 주기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와 3km ~ 10km 달리기를 했고, 9월 중반부터는 줄넘기를 하고 있다. 줄넘기도 처음에는 일주일에 3번 1000개로 시작했는데, 10월 초부터는 매일 3000개씩 했다. 요즘은 중량 줄넘기로 1000개씩 하고 있는데 시간도 훨씬 적게 들고, 몸에 근육이 붙는 것 같다. 운동을 해야 활력이 생기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9. 21년 8월 말, 스마일게이트 서버 개발자 분께 조언을 구했다.
아빠 지인 분들 중에 스마일 게이트 서버 개발자 분이 계셔서 2시간 가량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부분이 있었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별 다른 의미가 없는 것도 있었다. 마냥 좋은 말이 아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듣기로는 이 분이 아빠의 삼촌의 아내의 조카라고 하는데 나도 뭔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덕분에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10. 21년 9월, STOVE 슬기로운 데모 생활에 참여했다.
슬기로운 데모 생활이란 STOVE 에서 진행하는 인디게임 활성화 프로젝트이다. 인디게임 관련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알게되어 신청했는데,제대로 된 QA 는 아니지만 실시간으로 버그가 고쳐지고, 게임이 테스트 되는 과정을 보며 나도 언젠가 내 게임을 지원하겠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게임 역기획서라는 걸 작성해보려고 했는데 이런 건 개발자분들한테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분석 글을 적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10월에도 참여했지만 마찬가지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활동을 하지 않았고, 11월에는 괜히 자리만 차지할 것 같아서 신청하지 않았다. 내년 1월에 참여하려고 한다.
11. 21년 9월, 2학기 복학과 함께 전공 19학점을 신청했다.
나는 전자공학부와 소프트웨어학부를 다중 전공하고 있다. 원래 조금 더 여유롭게 신청해도 되지만 3학년 1학기부터는 게임 기획과 개발에 집중하고 싶어 다소 무리하게 신청했다.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외의 상황이 발생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이게 내가 지금 괴로운 이유인 것 같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고 있다.
12. 21년 9월, 교내 게임 제작 동아리 '오버테일'에 가입했다.
에브리타임 홍보 게시판을 살펴보던 도중, 교내 게임 제작 동아리 '오버테일'의 모집 글을 발견했다. 글을 읽어보니 이번 학기 구성이 알차보여 개발 직군으로 신청하였다. 개발 직군으로 신청한 이유는 보다 더 좋은 기획서를 쓰기 위해 개발자 역할을 체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스터디 외에 별 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다.
13. 21년 10월, '언리얼 서밋 온라인 2021'에서 강연을 들었다.
우연히 '언리얼 서밋 온라인 2021'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언리얼 엔진에 관심이 있던 내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강연을 들었다. 강연을 들으며 다양한 것들을 알게 되었는데 아직 어려운 부분도 있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에픽게임즈의 의도와 이를 위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에픽 온라인 서비스:크로스 플레이 게임 구축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 강연을 듣고 플랫폼 입력 장치에 따라 필연적으로 실력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다. 이에 대해 답변을 해주셨는데 유저 친화적인 사고보다는 공정한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던 내게 '분명 실력의 차이가 생길 수 있겠지만, 입력 장치로 인한 불이익보다는 같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생각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문답을 통해서 내가 너무 기계적으로 생각했음을 깨닫고, 게임을 플레이하는건 사람이니, 완벽한 시스템보다는 사랑받는 시스템을 기획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4. 21년 10월, '2021 GAME X Conference Online'에서 강연을 들었다.
'2021 GAME X Conference Online' 은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진행한 게임 컨퍼런스다.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하여 강의를 들었는데 성공적인 게임 출시를 위해 무엇을 고려하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어떻게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게임의 기획과 운영을 데이터 기반으로 접근하는 강의들이 있었는데 정말 흥미로웠다. 이 외에도, PVP 를 하는 유저에게 공정함을 납득시키기 위한 기획, 좋은 팀을 운영하는 방법, 적은 비용으로 좋은 광고를 하기 위한 시도 등의 좋은 강연이 많았다. 아직 다 정리하지 못해 기억에 강하게 남는 것만 나열했는데 다른 강의들도 정말 휼륭했다. 종강 이후 다시 한 번 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15. 21년 10월, BRIDGE 에서 '뚜두뚜두' 팀에 신입 기획으로 합류하여 활동했다.
21년 10월, 대학생 연합 게임 제작 동아리 'BRIDGE'에서 팀이 없는 회원들이 기존 팀에 지원을 하거나 팀을 신설하는 기간을 가졌다. 여러 멋진 게임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뚜두뚜두'라는 게임의 귀염뽀짝한 그래픽, 짜임새 있는 발표에 끌려 지원을 하였고, 신입 기획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게임 기획이 처음이다보니 원래 있던 기획자 분께 많이 배우고자 기존 팀에 합류했는데, 어떤 식으로 팀에 기여를 해야할 지 자료와 말을 통해 잘 설명해주셔서 팀 협업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팀에 기여를 하기 전 내 장점과, 뚜두뚜두 팀에 필요한 것을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중간에 합류한 나의 역할은 메인 기획자분이 기획한 컨텐츠를 짜임새 있고,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게임을 구조적으로 안정적이게 만들어야 하는 것인 것 같다. 출시 예정인 12월까지 열심히 참여해봐야겠다.
16. 21년 10월, 오버테일에서 기획 스터디에 참여했다.
Team 'Cresent'의 기획자 분이 오버테일 소속이어서 이 분이 진행하는 기획 스터디에 참여했다. 1회차 때 커리큘럼을 소개해주셨는데 하나같이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어서 기대 중이다. 현재 중간고사와 기획자 분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쉬고 있다.
17. 21년 10월, 오버테일에서 언리얼 스터디를 참여했다.
마찬가지로 Team 'Cresent'의 레벨 디자이너 분이 오버테일 소속이어서 이 분이 진행하는 언리얼 스터디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언리얼을 가볍게 다룰 수 있게 되는 정도를 기대하고 신청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질이 좋은 수업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직관적이고 명료하게 해주시는 게 인상적이다.
내가 괴로운 이유
1. 통학 시간
나는 통학 시간 왕복 4시간이다. 1학년 때는 잘만 통학했는데 지금은 못하겠다.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 물론 매일 가는게 아니라 주에 1~2번 정도 가는거지만 이것마저도 힘들다. 그냥 통학을 한 번 하면 몸에 기운도 없고, 하루가 사라져있다.
해결 방법 : 없다. 40일 정도만 어떻게 더 버텨보자. 다음 학기부터는 시간표를 잘 짜고, 힘들 것 같으면 애초에 기숙사를 들어가자.
2. 교내 팀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
내가 이번에 수강하는 강의에는 팀플이 2개가 있다. 하나는 팀원분들이 좋아서 잘하고 있는데 다른 하나가 너무 절망적이다. 처음에 교수님이 알아서 팀 구성을 한 뒤 말해달라고 할 때, 나는 어딜가든 1인분 이상은 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남았다. 진짜.. 진짜로.. 이러면 안 됐다.. 상원아.. 진짜 되돌아가고 싶다.
그렇게 조가 구성됐는데 나를 포함해서 한국인 다중전공생 2명과 중국인 유학생 3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내가 잘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진행을 해보려고 했다. 아래에 길게 어떤 상황인지 적었는데 이걸 그대로 두자니 읽는 사람도, 그리고 미래에 읽을 나도 화만 날 것 같아서 그냥 생략하겠다. 요약하자면 코로나 백신과 시험을 핑계로 참여를 안 해서 중간 때까지 거의 모든 것을 내가 했고, 최종 때는 참여하게 하려고 일일이 호명해서 물어봤는데 분명 전에 글과 말로 설명 드린 걸 잊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 여쭤봤을 때 분명 이해했다고 했는데도 항상 똑같은 일이 생긴다.
다른 한국인 분은 내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와서 그런건가 불만이 있어보인다. 물어보니 본인은 재수강생인데 DB 설계하는거 의미 없고 프론트만 예쁘게 하면 된다고 한다. 프론트를 예쁘게 꾸미려고 템플릿 가져오니 편하게 하자고 플러그인을 쓰자고 한다. 나도 반쯤 지쳐서 고민해봤는데 역시 조금 아닌 것 같아서 DB랑 연결하는 부분은 직접 만들어보자고 말씀드리니 그래도 수긍은 해주셨다. 이후 하시는 말이 본인은 어차피 직업 군인으로 복무할 예정이라 학점이 필요없다고 한다.
그냥 다 싫다. 이 글은 전역하고 나서 플래너를 보며 작성했는데 보면 볼수록 이 팀플에서부터 슬럼프가 시작됐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원인도 이 팀 프로젝트다. 속이 쓰리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해결 방법 : 이 글은 10일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쓴 글이다. 당시 글을 작성한 뒤 리더십과 포기에 대해 고민을 해봤다. 난 리더십이라는 잘 알지도 모르는 개념을 지키겠다고 팀원을 이끌어 괴롭게 만든게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원래는 포기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았다. 왜 이렇게 된거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드라마 '미생'의 대사가 생각났다.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에 이유없이 존재하는 제품은 없죠. 제품이 실패하거나 부진을 겪는다는 건 그 만큼의 예측 결정에 실패했거나 기획 판단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실패한 제품은 실패로 끝나게 둡니다. 단, 그 실패를 바탕으로 더 좋은 제품을 기획해야겠지요.
- 미생 4화 대사 중 -
바둑판 위에 의미없는 돌이라는 건 없어. 돌이 외로워지거나, 곤마에 빠졌다는 건 근거가 부족하거나 수 읽기에 실패해서겠지, 곤마가 된 돌은 그대로 죽게 놔두는거야. 단, 그들을 활용하면서 내 이익을 도모하는거지.
- 미생 4화 대사 중 -
나를 되돌아봤다. 아마도 나는 실패한 것 같다. 어딜가든 1인분은 할 수 있다는 안일함에 팀을 구성할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이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욕심에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난 실패를 애써 외면하며 이상과 현실에 괴리에 괴로워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인정하려고 한다. 나는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데이터베이스 팀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남아있는 팀원에게 이런 상황이 힘들었고, 다른 프로젝트에 영향이 가는 바 오늘부터는 따로 나서서 진행을 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일만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말하고나면 속이 개운할 것 같았는데, 시원하기는 하지만 우울함은 남아있었다.
이대로 끝내면 내 자신이 이번 일을 실패가 아닌 도피로 기억할 것만 같았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로 두되 종강 이후 로스트아크 쌀먹 프로젝트를 앱으로 출시하는 개인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언제나 나에게 당당한 내가 되고 싶다. 이번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바란다.
3. 부족한 부분 : 나는 교만하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이자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표현이 오글거리기는 한데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떤 부분에서 교만하고 잘못 행동하는지 확인하자.
첫 번째로, 일에 대해 교만하다. 어떤 일을 할 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임에도 어떻게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쉽게'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좋다. 그런데 그 긍정적인 생각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과 그 전략을 행할 노력이 함께해야 의미가 있다. 하지만 나는 내 능력을 파악하였음에도 미래의 나를 너무 과신하여 이것 저것 일을 벌인다.
두 번째로, 사람에 대해 교만하다. 그냥 내 자신을 느끼길 교만한 마음이 항상 기저에 깔려있는 것 같다. 약간 무슨 일을 하던 '내가 짱이야' 라는 느낌이 있다. 만약 내가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평균보다 뒤쳐진다는 느낌이 들면 이런 자존심에 큰 타격을 받아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 같다. 이게 어렸을 때는 '내가 나한테 짱인 만큼, 너도 너한테 짱임. 그러니까 너도 존중함 ㅇㅇ' 이런 느낌이었는데 아마 틀린 것 같다. 이게 악한 건 아닌데 인간 관계에 있어서 좋은 건 절대 아닌 것 같다. 자신감만 좋고, 속은 음흉한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쓰레기가 된 느낌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쓰레기가 맞는 것 같긴 한데 이런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난 겸손해지고 싶다. 제발 겸손하게 생각하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나는 아직 어리다. 침묵하지 못하고 입을 열고야 마는 것을 보면 나는 분명 어리다. 다양한 것들을 고민하고, 수용하고, 실천해서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아! 그리고 이거 적으면서 단점이라고 해야할까 특징이 하나 더 생각났는데 난 약간 다중 인격 같다. 미친 것 같이 행동하는 토미가 있고, 잔잔하게 문화를 즐기는 엘리스가 있는가 하면, 한 없이 진지해지는 나 또한 있다. 토미랑 엘리스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내 극과 극의 모습을 보고 지어준 별명인데 저게 저 인격의 이름이란다. 지금은 되게 안정적으로 나를 잘 유지하고 있는데 문득 내가 토미가 돼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나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보니 다시 기운 차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히힣. 아래 항목들은 미리 적어둔거고 이 항목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칠 예정이다. 역시 글로 정리하면 길이 보인다. 글 만세!
앞으로 할 것
- 21년 11월, 부산 G-star 에서 강연을 듣고, BTC 전시관을 관람할 예정이다.
- 21년 12월, '뚜두뚜두' 팀의 결과물, '뚜두 농장'을 제작할 예정이다.
- 21년 12월, STOVE 게임잼에 참여할 예정이다.
- 22년 1월, 오버테일 게임잼에 참여할 예정이다.
- 22년 1월, 21년 10월에 진행됐던 방송 플랫폼 Twitch 에서 'Black Survival:Eternal Return' 을 만든 님블 뉴런의 '개발팀과의 만남'을 시청할 예정이다.
- 22년 1월, 그 동안 밀린 글을 하나씩 작성할 예정이다.
- 22년 1월, 깃허브 블로그를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 22년 1월, 로스트아크 쌀먹 프로젝트 앱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작성할 글
- 멘토링 - 멘토분들께 조언받은 내용 정리
- 슬기로운 데모 생활 - 게임 분석 글
- 언리얼 서밋 온라인 2021 - 컨퍼런스 정리 글
- GAME X Conference Online - 컨퍼런스 정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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