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본 개발 일지는 제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고 느낀 바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혹여 껄끄러운 내용이 있더라도 팀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는 점 유의해주세요 :)
12월 개발 계획
12월의 개발 목표는 '작업 목록 리스트업', 그리고 '전체적인 그림 확정 짓기'였다. '작업 목록 리스트업'의 경우, 정해진 건 아니었지만 내가 기획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매니징도 함께 겸하고 있었기에, 모호했던 작업들을 구체적인 목록으로 명시한 뒤 하나씩 분배하여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랐다.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내가 팀이 결성된 이후 기획에만 집중한다며 제대로 된 작업 분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모두의 의견을 조율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겠다'라는 게임 규모와 주어진 시간을 생각했을 때, 아직 내게는 무리인 생각을 했고, 이에 적당한 선에서 기획을 마무리하고 작업을 분배하기보다는, 기획을 하고 피드백을 들으며 개선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등, 흔히 말하는 '큰 그림'에 집착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정 기간 뒤부터 작업에 집중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팀원의 말을 잘못 해석해 프로젝트를 타임어택처럼 느꼈다. 이에 12월에는 전체적인 그림이라는 건 적당히 마무리 짓고, 작업을 구체화하여 어떤 결과물이라도 보겠다는 열망이 강한 상태가 됐다.
이렇게 12월의 목표는 '작업 목록 리스트업', 그리고 '전체적인 그림 확정 짓기'로 생각하며 프로젝트에 임했다.
프로젝트 진행 타임 라인
12월 03일, 정규 회의 (비대면) | : 기획 작업 리스트업 |
12월 10일, 정규 회의 (비대면) | : 전체 작업 리스트업, UI 플로우 구성 |
12월 15일, 비정규 회의 (대면) | : 프로젝트 논의 사항 및 리스크 공유 |
12월 18일, 정규 회의 (대면) | : 프로젝트 진행 상황 공유 |
12월 29일, 비정규 회의 (비대면) | : 세계관 및 UI 피드백 |
… 이상 정규 회의 3회, 비정규 회의 2회로 회의를 총 5회 진행했다.
이슈
우선 12월 개발 일지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 작업 목록 리스트업
- 회의 방식 변경
- UI 구성과 구조
12월에는 특별히 이야기할만한 별다른 이슈가 없어서 짧게 적고 마치도록 하겠다.
작업 목록 리스트업
앞서 12월 개발 계획을 소개하며, 12월의 목표는 '작업 목록 리스트업'이라고 언급했다. 당시에는 팀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해 깔끔하게 작업을 구분하고 분배하자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팀 프로젝트보다는 나를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애매모호한 작업을 미뤄두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이를 알 수 없는 것이라 여기고 큰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인데, 작업의 순서를 바꿔 이를 먼저 해결하기보다는, 부담감이 들 수록 지금 하고 있는 일부터 빨리 처리하는 것에 집중하려 들었다.
지금 글로 정리해보니 바보 같지만, 나는 무엇이든 도전한다는 말과는 다르게 알 수 없는 것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었던 것 같다.
이야기가 샜는데, 어쨌든 12월에는 이런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애매모호했던 작업들을 구체적으로 목록화하고자 했다.
여기에 처음으로 참고한 건,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의 경험을 담은 <0년차 게임 개발>이라는 책이다. 2021 GCONxIGC와 NDC를 통해 알게 된 책인데, 내가 부족하다고 여겼던 프로젝트 매니징에 대한 내용이 자세하게 들어있어서 이를 참고해 일정 엑셀 파일을 만들고자 했다.
우선 기획 작업 목록을 정리해서 팀원 분들에게 전달드린 뒤, 각자 어떤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적어달라고 요청드렸다. 이를 취합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어떤 파트의 작업인지, 어느 씬에서 사용되고, 무엇을 작업하는지에 대해 적어두고, 이 외에 담당자와 데드라인, 선행 작업 등을 명시해 놨다. 이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개발 계획을 정리했고, 팀원 분들과 회의 끝에 이 일정 계획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앞서 말한 대로 기획, 적어도 내가 맡은 파트는 아이디어 스케치 느낌으로 기획을 최대한 빨리 구상한 뒤, 시스템 구조, 용어 등을 다듬고 보완하여 하나의 문서로 정리하고자 했다. 12월 개발 일지를 작성하는 지금(23년 02월 08일)은 이런 판단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결론이 났는데, 미리 말하자면 빨리 작성하겠다는 생각과 팀원의 의견을 듣겠다는 생각이 모순돼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서 말하기에는 12월 개발 일지라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기에 조만간 작성할 1월 개발 일지에 정리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이런 느낌으로 일정을 구성해 봤다.
회의 방식 변경
12월 초에는 작업 목록을 정리한다고 회의를 못 했고, 12월 말에는 잠깐 쉬어갈 겸 회의를 쉬었다. 그렇다고 회의를 아예 안 한 건 아니고, 전체 회의가 아닌 필요한 사람끼리 회의를 진행하는 개별 회의 위주로 작업이 진행됐다. 위에 나온 타임라인의 회의가 적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존에 전체 회의를 할 때 특정 직군에 관련된 주제가 나오면 관련 없는 직군들은 그저 듣기만 하며 시간이 흘러갔다. 아직 내가 회의마다 필요한 주제를 정리하며 모든 직군이 흥미롭게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일단 지금처럼 일방적인 회의가 되지 않도록 개별 회의 위주로 작업을 진행했다.
추가로, 회의를 하고 나면 회의 때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Naver Clova Note>를 사용해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기록되고 회의 내용을 정리하기에도 좋아서 지금까지 애용하고 있다.
UI 구성과 구조
12월에 작업 목록을 정리하며, 우선 게임의 전체적인 얼개를 그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구조를 그려야 그걸 채울 요소를 떠올릴 수 있고, 그 요소들이 정리돼야 작업 목록으로 분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UI 플로우차트와 각 화면의 구성 요소를 정리한 기획서를 작성했다.
이후 일정 : 본격적인 개발
12월의 이슈는 이걸로 끝이다.
12월의 개발 목표로 '작업 목록 리스트업'과 '전체적인 그림 확정 짓기'를 말했는데, 작업 목록 리스트업은 어떻게 정리가 됐지만, 전체적인 그림은 마무리 짓지 못했다. 전체적인 그림보다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얻고자 한 12월이었지만, 오히려 전체적인 그림을 마무리하겠다며 이에 몰두한 것 같다.
그래도 작업 목록과 UI 흐름을 정리하고, 일정을 계획한 걸 생각했을 때, 개발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당시 생각했던 1월의 계획은 '본격적인 개발'이었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 1월 개발 일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자체 피드백
2월에 들어서야 작년 12월 개발 일지를 적는다. 계속 여러 이슈가 생기고, 이에 여유를 잃어서 글을 소홀히 했던 건데 반성한다. 2월 개발 일지부터는 당월 말에 바로 적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2월의 나 입장에서 12월은 딱히 피드백이라고 할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프로젝트의 리스크와 내 상태를 파악한 뒤, 이를 위해 '작업 목록 리스트업'이라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12월 말 기준으로 이는 충실히 이행됐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나를 얽매던 애매함에 대한 부담감과, 시간에 대한 부담감 중 전자를 풀어낼 수 있었고, 연말 기준으로 굉장히 들떠서 혼자 게임의 미래를 상상하며 기뻐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1월에 워낙 큰일들이 많았어서 12월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ㅋㅋ 내가 잘못 내린 판단들도 많았고, 게임 기획에 대한 열정이라고 해야 되나, 늘 확고했던 내 꿈도 많이 흔들렸던 시기라 지금에 와서는 12월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12월은 그냥 그 당시의 나로서는 최선이었다고 정리하고 마무리 짓는 게 깔끔할 것 같다.
이렇게 12월 개발 일지는 짧게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원래는 내 생각의 흐름을 기억하고, 공유하자는 생각에서 가능한 많은 생각과 고민을 정리했었는데, 이렇게 되면 글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져 읽는 이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란, 누군가의 서고에 전시될 때가 아닌 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읽힐 때 의미를 갖는 것이기에, 앞으로는 특별한 게 아니라면 생략하기도 하며, 조금은 더 정돈된 글을 써보려고 한다.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조금씩 노력해 보겠다.
우리가 어렸을 적 배웠던 시 한편으로 글을 마무리 짓겠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김춘수,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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