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목적
얼마 전 'Sloclap'에서 개발한 <Sifu>(이하 시푸)를 플레이했다.
시푸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점은 사망할수록 나이가 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이만 충분하다면 한 보스에서 최대 11번의 도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건 이상적인 상황의 이야기고 이전 스테이지에서 나이가 든 상태였다면 도전 기회도 줄어들게 되겠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시푸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나이 부분이 아니다. 내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시푸에서 다대일 전투를 어떻게 풀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푸는 보상을 통한 무적으로 다대일 전투에서 일대일 상황을 구축함으로써 무술 액션 영화와 같은 합을 구현해 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같이 확인해 보도록 하자. (아래는 클리어 이후 짧게 남긴 리뷰)
『Sifu』 - 힘이 이어지는 무술을 잘 구현한 액션 게임
📢 NOTICE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현재 기력이 없어 완전 초-간단 후기만 남깁니다.. 😪 오늘 죽을수록 나이가 드는 걸로 유명한 액션 게임 (이하 시푸)를 엔딩까지 봤습니다. 커맨드 액션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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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방법
이번 분석을 비롯해 앞으로의 분석에서는 논리 흐름과 요약정리에 초점을 맞춰 작성을 해 보려고 한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주제에 맞게 다대일 전투를 풀이하기 위한 전제부터 제시하는 방법, 시스템, 그리고 어떻게 강화되는지까지 차근차근 다뤄보고자 한다.
이에 따른 목차는 아래와 같다.
- 주제 해석을 위한 시스템 소개와 핵심 재미 요소
- 시푸가 제시하는 다대일 전투의 풀이 방법
- 풀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메커닉
- 환경을 활용한 풀이 강화
- 결론
- 일대일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추가 정리
시푸가 다대일 전투를 풀이하는 방법
주제 해석을 위한 시스템 소개와 핵심 재미 요소
시푸는 기본적으로 세키로의 체간과 같은 스트럭쳐(이하 체간)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공방의 과정에서 나의 체간을 관리하고 적의 체간을 소모시켜 결국 Takedown(세키로에서의 인살)시키는 것이 주된 전투 흐름이다.
다만, 체간을 다루는 방식에서 세키로와 차이가 있다. 세키로는 시간에 의해서만 체간을 회복할 수 있으나, 시푸는 스킬 업그레이드를 통해 회피 과정에서 체간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체간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세키로와 시푸의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행동을 수행하게 된다. 세키로가 체간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공방과 대치를 명확하게 구분하며 전투를 취하게 된다면, 시푸는 체간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패링만 수행하는 게 아닌 회피를 섞어가며 다채로운 액션을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시푸의 체간에서는 세키로와 동일한 시스템에 메커닉 하나가 추가된 것으로 다른 전투 양상을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체간이 가득 차면 Takedown(이하 테이크다운)이라는 짧은 QTE가 등장하고 수행 시 무기 상태, 적의 유형 등에 따라 적절한 처형 애니메이션이 재생되며, 체력이 소량 회복된다.
이에 따라 전투마다 허용되는 피격 횟수(난이도에 따라 상이함)를 넘지 않는 이상 체력에 구애받지 않고 전투를 지속할 수 있으며, 체력 회복과 함께 처형 모션이 등장하며 작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게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시푸에는 체간과 별도로 자세에 관련된 시스템(이하 자세 시스템)이 존재한다.
적들은 공격에 연속적으로 피격되거나 패턴의 후딜레이 구간에 피격될 때 자세가 흔들리는데, 이때 특정 공격(다리 걸기 등)에 한 번 더 피격되면 쓰러지게 된다.
쓰러진 적에게 다가가 상호 작용을 하면 적에게 파운딩(쓰러진 적 위에 올라타 가격)하는 기술을 수행한다. 이때 적의 체간 게이지를 크게 채울 수 있으며 적이 일어난 뒤에도 잠시 딜타이밍을 확보할 수 있기에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는 것 또한 공략의 핵심이다.
이 덕분에 플레이어는 단순하게 막고 때리며 회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적을 잘 관찰하며 무너뜨리기 위한 다양한 커맨드 기술을 시도하게 된다.



결국 시푸는 적의 체간의 채워 테이크다운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게임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이 과정에서 회피로 포커스 게이지를 채워 파운딩 위주로 공략하는 스타일, 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적의 체간을 부수는 스타일, 패링과 회피를 적절히 섞어 체간을 관리하며 끊임없이 몰아치는 스타일 등 무술이라는 컨셉 내에서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시푸의 전투를 조금 더 명확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시푸는 테이크다운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을 따르는 과정에서 내리는 순간적인 판단이 무술의 형태로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순간적인 판단의 연속으로 전투의 본질인 몰입감을 느낄 수 있고, 최종적으로 자신의 스타일로 승리한 결과를 통해 무술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시푸가 제시하는 다대일 전투의 풀이 방법
시푸의 개발진들은 무술 액션의 핵심을 다대일에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시푸의 보스전은 일반적인 액션 게임과 같이 모두 일대일로 진행되지만, 보스에 도달하기까지는 수많은 적들을 다대일로 상대해야 한다. 이때 밀어붙이는 적들을 별도의 수단 혹은 전략 없이 상대하게 되면 공격이 끊기고 몰매를 맞다 죽기만을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다대일 전투가 플레이어에게 불리한 만큼 시푸는 플레이어가 다대일 상황에서 일대일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함으로써 끊임없이 직관적인 전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전투를 구성했다.
시푸가 일대일 영역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주요 수단은 세 가지로 이는 아래와 같다.
① 테이크다운
테이크다운은 단순하게 승리의 결과로써만 기능하지 않는다. 테이크다운은 수행 시 주변 적들의 공격을 취소하고 플레이어에게 잠시 무적을 부여하는데, 이를 통해 빠르게 하나씩 적의 체간을 부수고 처형하며 싸우도록 구성됐고 끝에는 모든 적들을 처치하도록 구성됐다.
② 파운딩
적을 넘어뜨리는 것 또한 큰 체간 피해를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파운딩이 수행되면 테이크다운처럼 주변 적들의 공격을 취소되거나 무적이 부여되지는 않지만, 파운딩 중에는 적들이 공격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적을 쓰러뜨린 뒤 파운딩까지 이어지면 잠시간 다대일 전투 과정에서도 안전한 타이밍을 확보할 수 있다.
③ 레벨 활용
시푸의 전투는 레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구성됐다. 흔히 무술 액션 영화 내에서 다대일 전투를 할 때 좁은 공간에서 벽을 등지거나 벽을 넘어가며 쫓아오기 힘들게 만드는 것처럼 시푸에서도 레벨의 구조를 활용하며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담의 경우는 넘는 과정에서 잠시 무적이 부여되기에 이를 잘 활용하면 다대일 전투 내에서도 유리한 전투 공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수단들의 공통점은 무적이 부여되며 수행되는 동안 자동적으로 액션이 연출된다는 것에 있다.
액션 게임에 자동으로 수행되는 액션이 웬말이냐마는 이런 자동 액션은 QTE를 포함하여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젠레스 존 제로의 강화 스킬, 스텔라 블레이드의 스킬과 처형, 갓 오브 워의 처형 등 버튼을 1회 누르는 것만으로 복합적인 액션이 수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우리는 잘 안다.



개인적으로 액션의 핵심 중 하나는 전투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스스로를 잘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 이에 따라 중요한 건 '플레이어가 납득할 수 있는가?' 여부라고 생각한다.
앞선 예시를 비롯하여 시푸는 특정 행동에 대한 보상(체간 채우기, 파운딩, 레벨 적극 활용 등)으로써 이런 자동 액션을 연출시켜 플레이어로 하여금 '내가 한 것' 혹은 '내가 만든 상황'으로 인지하게 만들었고, 이를 통해 자동 액션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합당한 어려움이 존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푸는 조작 액션의 보상으로 무적이 부여되는 자동 액션을 연결 지으면서 다대일 상황에서 끊임없이 일대일 영역을 구축했고, 나아가 흐름이 이어지는 무술 액션을 구현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점은 시푸의 자동 액션이 주변의 정보를 끊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자동 액션을 연출하는 동안은 카메라가 밀착함으로써 캐릭터에 집중하게 되는데 시푸는 캐릭터 자체보다는 어떤 액션을 취하고 있는지 흐름에 집중하기 때문에 동세만을 잡아주며 다음은 누구를 상대할지 짧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시푸의 플레이어는 다대일 전투 과정에서도 효과적으로 일대일 영역을 구축하고 다음 행동을 판단하며 무술 액션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풀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메커닉
앞선 언급한 주요 수단들은 그 자체로는 일대일 영역을 성립시키지 못한다.
위의 세 가지 수단이 다대일 전투 내에서 일대일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기능할 수 있었던 건 이를 보조하는 메커닉들 덕분인데 그 유형은 아래와 같다.
① AI 로직
시푸는 플레이어가 다대일 전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몇 가지 AI 로직을 갖고 있다.
가장 기초적으로는 무술 액션 영화와 같이 모든 적이 한 번에 공격하지 않고 상대할 수 있는 만큼만 공격하는 찬바라가 대표적이며, 공격 전에는 근거리로 strafing 하거나 달려와 자리를 잡는 식으로 명확하게 포인트를 주는 것,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테이크다운 시에 주변 적이 공격을 취소하는 것이 그 예다.

이에 더해 몇 가지 특이한 포인트가 있는데 갓 오브 워와 같이 피격에 의해 밀린 적은 다른 적과 충돌해 함께 밀쳐지는 로직과 적들이 서로 공격할 수 있기에 플레이어가 회피하면 서로 타격하는 것 등이 있다.
이 덕분에 일대일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적을 공격하는 것만으로 주변 적을 밀어내거나, 회피해 경직을 먹이는 것을 통해 어렵지 않게 다대일 상황을 벗어날 수 있기에 해당 AI 로직은 플레이어의 다대일 전투가 합리적으로 기능하도록 만든다.


② 카메라와 소프트락온
유명한 액션 배우 성룡은 '카메라 각도에 변화가 많으면 배우가 싸울 줄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시푸에서는 찬바라를 비롯해 무술 액션 영화를 여럿 분석하고 참고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인터뷰 내용 또한 잘 반영됐던 것인지, 시푸의 카메라는 캐릭터 회전에 영향을 받지 않음으로써 캐릭터 자체보다 무술 액션의 흐름에 집중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로, 시푸의 전투는 소프트락온이 적용되어 주변 적들이 자동으로 추적(카메라 회전 X, 단순 인식)되고 추적한 적이 화면 밖에서 공격을 시도하면 spring arm이 멀어지는 방식으로 급격한 카메라 전환 없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가 회전 이동할 때는 플레이어가 제어하거나 테이크다운을 통해 자동 액션을 연출할 때뿐인데 카메라 회전 이동을 제한한 대신 부족해진 타격감을 테이크아웃의 연출을 통해 채운 것으로 짐작된다.
이 때문에 내게는 제한된 범위의 프리플로우 전투와 같이 다대일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한 메커닉이라고 느껴졌다.


③ 조작과 애니메이션
시푸의 조작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액션의 선딜레이는 60 fps 기준 플레이어가 20 프레임(약 0.33초) 내외, 적이 25 프레임(약 0.42초) 내외로 둘 다 약간 빠르게 느껴졌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는데 시푸의 애니메이션은 키 모션이 확실하기 때문에 빠른 모션을 통해 조작성을 살리면서도 적의 공격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빠르면서도 확실한 움직임으로 절도 있는 무술 동작을 표현했다고 생각됐다.




여기에서 '그럼 플레이어와 적의 애니메이션 차이는 없는 것이냐?', '이게 어떻게 다대일 전투에 기여하는 것이냐?'라고 물을 수 있을 텐데, 이에 대한 답변은 선딜레이가 아닌 적의 마지막 공격 후딜레이에 있었다.
플레이어의 후딜레이는 약 2-3 프레임으로 거의 즉시 다음 액션이 수행됐던 것에 반해 적의 마지막 공격은 긴 후딜레이를 가지고 있는데, 이 타이밍에 피격된 적은 슬로우와 함께 자세가 무너졌고 심심치 않게 파운딩까지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나는 시푸가 패턴을 파훼한 플레이어로 하여금 딜타이밍과 일대일 영역 구축에 대한 기회를 보상으로 제시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의문이었던 점은 기본 액션이 누르는 것이 아니라 떼는 것을 기준으로 동작한다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커맨드 판정을 위해 이렇게 수행한 걸로 예상된다.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힘이 감기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 볼 수는 있을 텐데, 테이크다운은 눌렀을 때 동작하는 걸로 보아 단순하게 언리얼 키 처리 방식 때문에 타협한 것으로 생각된다.
④ 회피 우선 순위
마지막은 회피 우선 순위인데 이건 단순하게 회피 조작이 선입력이나 수행 중인 액션을 무시하고 가장 우선적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다대일 상황에서 위험이 닥쳐와도 빠져나가기 좋게 설정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충돌이 진행되는 active 프레임 중에도 회피가 된다..😮)

환경을 활용한 풀이 강화
지금까지 캐릭터에 집중한 일대일 영역과 이에 기여하는 메커닉만을 고려했다면 추가로 환경을 살펴볼 수 있겠다.
앞서 시푸가 제시하는 풀이 방법으로 테이크다운, 파운딩과 함께 레벨 활용을 이야기했다. 이때 레벨 활용에 대해 단순하게 담 넘기 같은 이동 역할만을 이야기했는데, 이러한 레벨은 한 층 더 확장해 테이크다운과 파운딩을 용이하게 만드는 수단으로써 기능하기도 한다.
시푸에는 무기가 존재하는데 어떤 무기를 드느냐에 따라 긴 리치로 다수를 안정적으로 타격하거나, 치명적인 체력 피해로 빠르게 하나씩 처리하거나, 혹은 큰 체간 피해로 테이크다운을 쉽게 수행함으로써 다대일을 헤쳐나가기 좋게 구성됐다.


이러한 무기는 적들이 들고 있거나 레벨 곳곳에 배치돼 있는데, 이 덕분에 전투에 진입한 플레이어는 어떤 적이 무슨 무기를 들고 있고 어떤 순서로 처리하면 될 지에 대한 흐름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바닥의 박스를 발로 차서 넘어뜨리거나, 병을 던져 체간 피해를 주는 등 레벨 내 기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많기에 다대일 전투 과정에서 동선 전략이 큰 의미를 갖게 되고 플레이어는 자연스레 무술 액션 영화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건 전부 이용해 가며 전투를 치르게 된다.

결론
시푸는 다대일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테이크다운이라는 핵심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대일 관계가 이어지도록 만들었고, 이를 통해 적들을 순차적으로 상대하도록 구성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테이크다운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브젝트를 레벨에 배치함으로써 전장에 진입한 플레이어가 자체적으로 동선(각본)을 세우며 무술 영화와 같이 다대일을 풀어나가도록 유도했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각본을 세우고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시푸가 제시하는 다대일 전투의 풀이 방법이다.
시푸의 핵심 레퍼런스는 다른 게임이 아니다.
흔히들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특정 장르적 프레임 하에서 인상 깊었던 경험대로 메커닉들을 변형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장르가 확장되는 방식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시푸의 게임 디자인을 분석하면서 느꼈던 건 시푸가, 특정 장르의 틀 속에서 경험을 구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푸는 게임의 장르적 문법을 맞추고자 노력하기보다는 당신들이 지향하던 무술 액션 영화와 같은 경험 구성을 위해 메커닉을 가져오고 변형했다. 이는 앞서 설명한 시푸의 다대일 풀이 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게임으로부터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유저로부터 경험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시푸는 특정 시스템으로 강제하여 무술 액션 영화와 같은 경험을 전달하지 않았다. 단지, 무술 액션 영화에 나올법한 액션들을 배치해 놓고 유저가 자연스레 각본을 세우며 원하는 대로 흘러가도록 유도했을 뿐이다.
결론은 여기까지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세련된 디자인이었다. 언젠가 내가 이런 경험을 설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일대일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추가 정리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알아본 것들에 더해 일대일 영역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개인적으로 공간, 시간, 개념적 관점으로 분류해 봤는데 더 좋은 분류가 있다면 댓글 부탁한다.
공간 : <League of Legends> 모데카이저, 신짜오 궁극기
외부와 단절된 공간을 구축함으로써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경우다. 공간적으로 격리됐기에 눈앞의 대상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외부와 시간 흐름은 동일하기 때문에 대상을 이탈시키는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경험적으로는 일종의 링(경기장)을 만드는 이미지를 갖기에 결투라는 인상이 부여되며, 시전자는 자신이 유리한 공간에서 결투가 진행된다는 고취감, 대상자는 불리한 공간에 끌려 들어왔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시간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산데비스탄, <SUPERHOT> 전투 방식, <God of War> 슬로우 부적
공간은 유지되되 속도를 다르게 구성해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인지 능력에 한계가 있기에 내가 빨라지기보다 공간이 느려지는 형태로 디자인되며, 주로 판단 시간이나 딜타이밍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경험적으로는 나 혼자 움직이거나 판단할 수 있기에 압도적이라는 인상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무한히 수행되면 어떠한 위험도 느껴지지 않기에 제한 시간, 특정 행동에 대한 보상 등의 제약과 함께 제시돼야 한다.



개념 : <Sifu> AI, <Devil May Cry 5> AI, <Phantom Blade Zero> 칠성검진 AI
용어가 모호한데 그냥 관념적인 약속으로 만들어지는 일대일 영역이다. 앞서 시푸에서 파운딩 시 공격하지 않는 적이라던지, 데메크에서 에어리얼 타임에 공격을 거의 수행하지 않는 필드 적, 칠성검진에서 한 번에 한 명만 공격하는 AI 등 '어떤 조건에서는 공격 받지 않는다.'는 개념이 플레이어 심상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경우에 활용되는 방법이다.
사실상 약속과 같은 느낌인데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회피하게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나, 그만큼 그 약속을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대일 구축 방식이다.
경험적으로는 이러한 약속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머리로는 알아도 약간의 불안감이 남아있기 마련이고, 이런 불안감은 상황을 더 위협적으로 만들기에 약속을 이용했을 때의 쾌감을 강화한다.


후기
여기까지가 인고 8회차다. 결론까지 작성해 놓고 거의 한 달(마무리 기준 5월 8일)만에 마무리를 지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바빴다. 굳이 건들만큼 심적인 여유가 있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조금 상황이 괜찮아지기도 했고, 다시 방향이 보여서 돌아와 정리해 봤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아직 이른 시기라고 생각하기에 오늘은 배운 점과 회고만 빠르게 적고 마무리 짓도록 하자. 조만간 기회가 되면 9회차로 찾아오도록 하겠다.
이번 분석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 같은 메커닉이라도 어떤 메커닉과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을 낳는다.
- 전투에서는 관찰을 유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 다대일 전투는 어떤 방식으로는 일대일로 해석돼야 명확한 전투가 가능해진다.
의도적인 혼란을 유도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특정 경험을 전달하고자 어떤 방식으로든 일대일 상황으로 만드는 것 같다. (예 : 광범위 스킬로 다수의 적을 하나의 집합으로 처리, 전투를 회피할 수 있는 장치 마련) - 액션 게임이라고 모든 행동을 일일이 조작하는 건 아니다.
- 유저에게는 필요에 따라 전투 중 전략을 세울 시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 목표 경험을 바탕으로 행동을 분리하고, 그 행동을 유도하는 메커닉을 조립 및 배치하는 식으로 기획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저가 자연스레 목표 경험을 수행하도록 만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과거에 떠올렸던, 분석을 위한 MDA 프레임워크를 역으로 적용해 설계해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와 유사한 것 같다.
포스트모템 (4L)
무엇이 좋았는가? (Liked)
- 오랜만에 인고 회차를 작성했다.
→ 사실상 프로토타이핑 환경이니 포트폴리오니 다른 것들 때문에 약 반년 가량 뒷전이 됐는데 오랜만에 작성하니 재밌었다.
무엇이 아쉬웠는가? (Lacked)
- 시간이 많이 걸렸다.
→ 분석하고 글 적는데 약 30 뽀모도로(12시간 30분)거 소요됐다. 핵심만 요약 정리하는 습관을 본격적으로 들여보자.
무엇을 배웠는가? (Learned)
- 후기에 서술함.
무엇을 바라는가? (Longed for)
- 필드 전투 관점에서 스텔라 블레이드 분석
📢 Next - 미정